[기자수첩]"정의선 회장님, 소통해요"

“기사화 원하지 않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인용한 보도로 이슈가 되기보다 대중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난 6월 첫 게시물을 올린 최 회장은 소탈한 일상을 공개하며 6만4000여명의 팔로어를 확보했다. '소통 왕'으로 불리는 최 회장은 팔로어들의 응원 댓글에 답글도 남긴다.

웬만한 인플루언서보다 팔로어가 많은 '회장님'도 있다. '용진이 형'으로 불리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71여만명과 일상을 공유한다. 자녀들과의 일화나 음식을 만드는 모습 등으로 눈길을 끈다. 신제품과 야구단 소식도 전한다. SNS 게시물을 인용해 작성한 기사를 캡처, '기사 뜸'이라고 공유하기도 한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말 한마디가 리스크로 되는 사례도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글에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태그를 달았다가 논란이 됐다. 제품 색상을 재치 있게 빗댄 발언임에도 일부 네티즌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신념을 지키겠다는 신조어 '노빠꾸'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개인 SNS 운영의 모범 사례에 가깝다. 자신의 회사 생활을 소개하면서 신제품이 나오면 개발 배경, 혜택 등을 상세하게 알린다. 신중한 글로 논란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대중과 소통한다.

'인싸 회장님'들의 행보를 보면 MZ세대인 기자가 담당하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에게도 개인 SNS 운영을 권하고 싶다. 취임 후 현대차를 이끄는 젊은 리더로서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여는 등 소통 경영에 나섰지만 여전히 대중과의 접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 이색적 경험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에게 SNS는 그 어떤 매체보다 효과 높은 마케팅 플랫폼이다. SNS를 통해 소소한 일상을 소개하거나 회사·제품에 관한 생각 등을 공유한다면 대중의 호감과 신뢰가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취임 초에 제시한 비전처럼 현대차가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다양한 형태로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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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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