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공개된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11월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응답률 1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39%, 더불어민주당은 2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대선 4자 구도에서는 윤석열 후보 42%, 이재명 후보 31%, 안철수 후보 7%, 심상정 후보 5%의 지지율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34%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오차 범위를 감안할 때 대통령 지지율, 민주당 지지율,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엇비슷하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도 정당 지지도와 후보 지지율이 오차 범위 안에 있다. 이는 지난 10월 19~21일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응답률 1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에서도 확인된다. 이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38%이고 4자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후보 34%, 윤석열 후보 31%, 심상정 후보 7%, 안철수 후보 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 34%, 민주당 31%의 지지율을 보였다.
결국 여야 모두 정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당의 경우에는 대통령의 지지율도 비슷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차이점도 있다. 차이점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한국갤럽이 매월 말에 실시하는 유권자 주관적 이념 성향 조사 결과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월 말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 28%, 중도 32%, 진보 2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11월 현재 정당과 후보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는 지지층 확장에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여권 전체는 지지층의 추가 유입에 상대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함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스스로를 진보라고 여기는 유권자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이렇듯 진보 유권자 위주의 여권 지지 현상은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불러올 수 있다. 그 단점이란 중도층으로 지지층을 확대해서 지지율 정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전략인 '차별화 전략'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현재 여권에서는 대통령, 당, 후보의 지지율이 함께 움직이는 이른바 '지지율 연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경우 현 정권과의 차별화 전략이 어려울 수 있다.
차별화 전략이란 현 정권의 실정을 여당 후보가 비판하고, 이런 비판을 토대로 현 정권의 노선과는 다른 공약 또는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비판은 현 정권의 실정(失政)을 부각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대통령 지지율은 더욱 하락할 공산이 높다.
만약 대통령, 후보, 당의 지지율 연동 현상이 존재한다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곧바로 후보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정당이나 후보 지지율보다 웃도는 현재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차별화 전략은 더욱더 쉽지 않다. 후보가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면 대통령 지지층이 후보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차별화 전략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현 여권과 호흡을 함께하면 중도층의 외면 현상이 지속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스스로 진보라고 평가하는 유권자가 감소 추세라면 차별화 전략의 필요성은 더욱 대두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국갤럽의 9월 말 여론조사와 현재를 비교하면 보수는 2% 늘고 진보는 1% 줄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여권 전체가 현재 정체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전략 수립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래저래 여권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요즈음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 erfolg6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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