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후불결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 네이버, 토스,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후불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통 카드결제와의 경쟁을 예고했다.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결제도 비대면 채널이 주를 이룬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현명한 소비가 가능한 후불결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후불결제의 이면에는 중저신용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효과까지 있다.
후불결제는 이용자가 먼저 상품을 구매하거나 교통 등 편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결제 대금은 일정 기간 이후 납입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을 할 때 간편결제에 충전해 둔 선불 잔액이 부족해도 '후불결제 버튼'을 눌러 주문할 수 있다. 별도의 연회비나 이자 없이 평균 30일 이내에 금액을 상환하면 된다. 편의성을 극대화한 지불결제 시스템이다.
한국에는 1300만명에 이르는 신용카드 미보유자가 있다.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인 사람은 신용카드 발급 자체가 어렵다. 전업주부, 영세 자영업자, 저소득층은 현금성 결제 수단으로만 쇼핑 등을 이용한다.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결제 수단으로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 도입이 조속히 시행돼야 하는 이유다.
후불결제가 활성화되면 소비자 개인의 안전한 소비 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금융 취약계층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의 판매, 반품 이력, 리뷰 등과 같은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자 신용평가 방식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도 있다.
미국, 호주 등 해외에서 후불결제 서비스가 대중화하고 있다. 대형 금융사는 물론 빅테크 기업이 후불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한국도 후불결제 서비스를 통해 '신파일러' 계층의 금융 활동을 지원하는 마중물로 활용해야 한다. 중장기로는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의 결제 플랫폼으로 육성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책도 보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