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는 2020년을 기점으로 그 이전과 사실상 완전 다른 회사가 됐습니다. 와디즈 플랫폼이 리스크를 책임지되 소비자는 기회를 메이커(생산자)와 공유할 수 있는 구조가 구축됐습니다. 이는 크라우드펀딩 인더스트리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16일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펀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이 과정에서 뒷단에서 이뤄지는 여러 요소를 SI 투자자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2년 창립한 와디즈는 내년 10주년을 맞는다. 최근 1000억원 규모 시리즈 D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 라운드에서 롯데지주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800억원 투자를 단행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롯데지주가 기업에 직접 투자를 단행한 것은 처음이다.
신 대표는 “이번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과 만났고 좋은 오퍼도 많았다. SI와 FI(재무적 투자)를 놓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양적 확장보다 정체성과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질적 확장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다”며 “롯데와 손잡게 된 것은 이러한 측면에서 가장 좋은 파트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와디즈 정체성은 스타트업, 중소기업, 크리에이터에 이르기까지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다만 이들 성장에 따라 어느 단계까지 와디즈가 지원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며 “와디즈는 본래 정체성에 더욱 집중하고 메이커들의 마케팅과 판로 확대, 해외 진출에 대한 부분은 SI 투자자와 긴밀하게 연결해 주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와디즈는 지난 9월 펀딩에 성공한 상품을 상시 판매하는 와디즈 스토어를 론칭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유니크한 상품을 지속 창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른 e커머스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강점을 갖고 있다. 제조업 공장, 커머스, 오프라인 쇼핑, 물류에 이르기까지 이종 산업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협업을 전개하는 롯데그룹 입장에서도 콘텐츠 측면에서 다른 플랫폼과 차별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와디즈는 지난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펀딩 상품 퀄리티 관리와 시스템 구축에 쏟았다. 투자사들이 와디즈 투자에 관심을 보인 것도 이와 같은 측면에서 독보적인 플레이어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 킥스타터나 일본 마쿠아케 등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조차도 크라우드펀딩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이슈 관리 장치를 아직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 대표는 “스타트업들이 성장에만 집착하다 보면 본래 방향성을 상실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며 “와디즈는 성장만을 위한 사업의 다각화 보다 회사의 미션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성장시키는데 주안점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와디즈 창립 이후 10년 동안 스타트업 생태계도 여러 변화가 있었고 투자 주체도 많이 늘고 있다”며 “대기업들의 투자 방식도 향후 지속가능한 협업이 가능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