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해 말까지 '코로나19 환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기존 대상자인 병상대기자 외에 재택치료자까지 비대면 진료를 받게 하는 것이 골자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으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느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절대 바뀔 것 같지 않던 영역도 뒤흔들었다. 대표 분야가 의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환자를 직접 보지 않고 진료를 받는 건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코로나19 상황이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을 일깨워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비대면 진료는 수요자들이 적극 수용하고 있다. 원격진료와 처방약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닥터나우 이용자는 서비스 시작 10개월 만에 누적 50만명을 넘어섰다. 스타트업 솔닥이 영유아·아동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피부건조증 원격진료 서비스는 3개월 만에 이용 건수가 5000건을 기록했다. 편리함과 실용성에 의료 소비자들이 새로운 진료 서비스를 찾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은 의료계에서도 확신하고 있다. 서울시의사회 산하 원격의료연구회가 지난 10월 22~28일 의사회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75명 가운데 585명(86.7%)이 원격의료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대한 물결은 피할 수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진료는 새로운 사회 기준, 즉 '뉴노멀'로 떠오를 것이다. 수요자가 이미 변화를 이끌기 시작했다. 진료는 의사와 환자가 직접 대면했을 때 그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는 점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의료의 궁극적인 목적, 환자가 접근성을 높이면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진료를 받는 방법이 있다면 무조건적인 배척보다는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며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안전한 비대면 진료 정착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 관련 기술 업계가 이제는 함께 뜻을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