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중심으로 달과 함께 공전하고 있는 준위성 '카모오알레바(Kamo`oalewa)'가 달의 파편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슈누 레디 애리조나 대학교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고대 달에 소행성이 출동하며 달에서 카모오알레바가 떨어져 나갔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11일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어스 앤 인바이러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통해 발표했다.

대상이 된 카모오알레바는 ‘진동하는 천체’라는 뜻의 하와이어로, 2016년 하와이천문대 연구팀에 의해 발견된 이후 관측이 쉽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소행성이다. 가로 50미터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크기를 가진 이 소행성은 지구로부터 38만 4000km 거리에 있는 달보다 40~100배 더 먼 거리에서 돌고 있다.

이 소행성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에 의해 기울어진 모양으로 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구 주변에 오랜 시간 머물렀다는 점도 독특하다. 보통의 준위성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머물다 사라지는 반면, 이 카모오알레바는 최소 100년은 지구 주변에 있었으며, 향후 수백년 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추측된다.

정체불명의 이 소행성이 애리조나 연구진에 의해 베일을 한 꺼풀 벗었다. 이 소행성의 빛을 반사하는 스펙트럼 특징이 달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

1971년 아폴로 14호 임무 당시 회수한 달 샘플과 카모오알레바의 적외선 반사율은 거의 흡사하다. 논문의 주요저자인 벤 샤키 대학원생은 "우주 환경의 노출과 미세운석 영향은 지문과 같기 때문에 연구결과에 대해 확신한다"고 말했다.

레디 부교수는 미국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과 인터뷰에서 "발견 당시 우리가 본 것을 믿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슷한 스펙트럼을 가진 소행성들은 있었으나 이번 경우처럼 매우 흡사한 스펙트럼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달에서 떨어져 나간 조각은 카모오알레바 외에 더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구에서 발견된 달 운석만 480개 이상이며 망원경으로 달을 관찰하면 수천 개의 분화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레디 부교수는 카모오알레바 외에도 고대 충돌로 달에서 갈라진 커다란 우주 암석이 더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번 연구 결과의 사실 여부는 2024년 검증될 예정이다. 지난 4월 중국 국가항천국(CNSA)는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와 함께 2024년 카모오알레바 등 소행성 샘플을 채취하고 지구로 들여오는 '소행성-해성 임무' 계획을 발표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