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스포크 큐커' 공급대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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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판매직원이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를 소개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못 쫓아가 품절 사태를 빚은 삼성전자 '비스포크 큐커'가 공급난을 해소했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부터 비스포크 큐커 생산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재고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고질적인 재고 부족 사태가 해소되면서 1개월에 세 번만 받던 주문도 매일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비스포크 큐커는 전자오븐,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등 조리기구들을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국내 11개 식품업체와 협업해 간편식 뒷면에 인쇄된 바코드를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스캔하면 자동 조리되는 기능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월 3만원대 간편식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면 59만원 상당의 기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 7월 말 출시 이후 1개월이 채 안 돼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그러나 재고 부족으로 제한적으로 주문을 받았다. 9월부터 지난달까지는 1개월에 사흘만 집중적으로 재고를 풀어서 주문을 받는 등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이달부터 매일 주문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재고를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생산라인을 확대해 전체 공급을 늘린 데다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수요가 많은 색상을 우선 생산하는 등 맞춤형 전략을 취한 게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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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포크 큐커

공급 문제가 풀리면서 판매량은 수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비스포크 큐커 누적 판매량은 2만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매일 주문이 가능할 정도로 재고를 확보하면서 연말까지 5만대 이상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10만명 이상 시청한데다 당일 간편식 구독 서비스(마이큐커플랜) 가입자는 역대 최대인 500명이 넘었다”면서 “제품 공급 이슈도 해결됐다”고 말했다.

비스포크 큐커는 삼성전자 가전이 보유한 여러 기록을 갈아치우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출시 첫날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삼성전자 역대 가전 가운데 최다 시청자 수(48만명)를 기록했다. 이후 여섯 번 방송에서 매진 행진을 이어 갔다. 이달 9일 공급이 안정화된 후 1시간 동안 진행된 첫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도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올렸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간편식 수요와 구독 서비스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겨냥한 마케팅이 성공 요소다. 기기 판매 수익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외부 업체와 협업해 월 구독 서비스로 이익을 공유하는 '가독(가전+구독) 서비스' 시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가전 전략의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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