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과 종전에 임시계약한 요소 1만8700톤 수입 절차가 재개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통관 절차가 진행되는 요소 1만8700톤은 2~3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그 이후 사용할 물량은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소수 사태를 보면서 우리 생활에 요소가 이처럼 널리 사용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새삼스럽다. 요소수는 트럭, 화물차 등 경유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질소산화물(NOx)을 저감하는 물질로 활용된다.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기물질 오염 저감과 국민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
최근 몇 주 동안 불거진 요소수 대란은 호주와 중국 간 갈등이 시발점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호주가 중국과 적대적인 관계에 놓였고, 중국은 호주와의 주요 무역 품목인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자국 내 지속적인 석탄발전을 위해 산업 분야에서의 석탄 활용을 막으면서 석탄에서 추출하는 요소까지 수출이 금지된 것이다. 이렇게 촉발된 요소 수출 금지는 우리나라 요소수 가격을 50% 이상 급등시켰고, 이제는 시중에서 구하기조차 어렵게 됐다.
요소수 대란은 일본이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수출 규제한 이후 3년여 만에 불거진 또 다른 무역 분쟁으로 인한 난리다. 당시 우리는 민·관이 한데 뭉쳐 수출처 다변화와 국산화를 이끌며 성공적으로 반도체 대란을 막았다.
아쉬운 대목은 3년 전 주요 품목 수출 규제에 미리 대응하겠다는 목소리가 지금의 '요소수 대란'으로 헛구호가 됐다는 점이다. 최근 새롭게 불거진 마그네슘은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자동차, 스마트폰, 배터리 등의 소재에 주로 쓰이는 물품이다. 이 밖에도 공급이 끊기면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이 수천 개나 된다. 국가 간 무역 분업이 흔들리는 이 시기에 정말로 아찔한 외줄을 타는 셈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시시각각으로 정치적 흐름을 분석하고 전량 수입 의존 품목을 점검하는 등 향후 수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