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 '공세의 장'이 된 예산심의

내년도 예산심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관련 여야 공방으로 갈지자 행보를 하고 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도 상대 대선후보를 저격하는 발언들이 나오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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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 종합정책질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첫 질의에 나선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부채 관련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정 의원은 국가채무와 가계부채, 청년 전세대출 증가 문제를 언급하고, 정부 예산이 선택과 집중이 아닌 허투루 쓰이고 있다고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재정 운용을 방만하게 해선 안 되지만, '코로나19' 대응과 보건도 지켜야 한다”며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비교하면 부채는 아직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급격한 증가폭은 줄여야 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 후보가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 의원은 “전 국민에게 25만원·50만원 준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에 어떻게 긴축해서 소상공인에게 맞춤형 지원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총리가)주머니 뒤져서 돈 나오는 상황이 아니라고 했는데, 만약 주머니를 뒤져서 돈이 나오면 재난지원금을 추진할 것이냐?”라며 김 총리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김 총리는 “해당 발언 취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를 또 얘기하면 여당 대선 후보자랑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직접적 답변을 피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질의 시간 전체를 윤 후보의 자질 논란에 할애했다.

국무총리부터 각 부처 장관을 지목하며 그동안 논란이 있었던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이를 통해 윤 후보가 수준 이하 발언을 하는 등 대통령 자질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개 식용에 대한 문제를 언급했다. “식용개는 따로 키운다”라는 윤 후보의 경선 과정 중 발언을 문제 삼은 셈이다.

김 총리는 “(문재인)대통령이 지시도 했었고 몇 차례 여론조사에서도 개식용 금지 찬성이 많아 생각은 하고 있다”면서도 “이것을 법제화하는 것은 개인적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거부감은 크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번 예산심의는 이 후보가 띄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공방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대선후보의 정책인 재난지원금 지급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반면, 재정 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대선을 앞둔 정치적 매표행위라며 오히려 손실보상 등 실질적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이날 전국민 재난지원금 관련 반대가 60.1%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TBS 의뢰로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에게 조사한 결과로 60.1%가 '지급하지 말하야 한다', 32.8%가 '지급이 필요하다', 7.1%가 '잘 모르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KSOI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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