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권 OECD대표부 대사 "파리에서 기후변화는 가장 시급한 현안"

“이곳 파리에서 세계 각국과 매일 온·오프라인 회의 중에 '기후변화 위기'란 말을 하루도 안 들은 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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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권 OECD 한국대표부 대사.

고형권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는 파리에 와서 기후위기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대사는 지난 2018년까지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내다 이듬해인 2019년 3월 부임했다.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친 경제정책통이다.

세계 각국이 이처럼 기후변화에 민감한 것은 실제로 우리 삶에 기후위기가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프랑스와 이웃한 독일·벨기에 등에서 10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200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캐나다·미국은 폭염 피해를 입었고 중국 허난성과 일본 시즈오카현은 폭우로 어려움을 겪었다.

고 대사는 “38개국이 소속된 OECD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 이니셔티브이자 대응프로그램인 '아이팩(IPAC)'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팩'은 OECD가 각 국의 기후행동을 모니터링하고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영(0)'으로 전환을 촉구하는 행동강령이다. 지난달 27일에는 '아이팩' 일환으로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서 탄소배출 저감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석탄화력발전사업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고 대사는 석탄발전 ODA 중단과 관련 “우리나라는 지난 4월 기후정상회의를 계기로 신규 해외석탄화력발전에 대한 ODA를 포함한 모든 공적금융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선언한 만큼 이같은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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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권 OECD 한국대표부 대사.

고 대사는 우리나라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정책을 적극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에 따르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 단계인 2030년에는 세계 경제 규모가 현재보다 40% 커지지만 에너지 소비는 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집약도를 매년 4%씩 개선시켜야 하고 재생에너지는 태양광과 풍력을 각각 640GW와 390GW로 늘려야 한다. 전기차 판매도 현재 구매 비중의 5%에서 60%까지 늘려야 한다. 이는 현재 재생에너지의 4배, 전기차는 18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리나라의 경우 재생에너지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기준 6.5%로 중국이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다.

고 대사는 우리나라가 2030년 상향한 NDC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현재 에너지와 산업구조를 친환경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대사는 “날로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나라 배터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을 가지고 있고 연료전지 발전량도 세계 40%, 수소자동차도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할만큼 시장 지표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기후변화는 현존하는 전지구적 위협인만큼 환경뿐 아니라 에너지, 산업, 교통, 조세, 금융, 무역 등에 걸쳐 광범위하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국가적으로는 기후변화 대응,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내 거버넌스 체계를 단단히 하고 필요 과제를 점검·발굴해 이해당사자와 밀접한 협조와 공조를 바탕으로 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프랑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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