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간경변증(간경화) 발생과 구강 미생물의 장내 침입을 치료하는 항생제가 구강 미생물 장내환경 침입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이선재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영국 킹스 컬리지 런던 연구팀과 공동연구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 DNA 데이터인 샷건 메타게놈 기반 정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기술을 통해 간경변증 및 리팍시민(장내 침입을 치료하는 항생제) 약물의 기전을 밝혀냈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간경변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간성뇌증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인 리팍시민을 사용해왔으나, 그 기전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간성뇌증은 간경변증 등으로 인해 간의 기능이 저하되어 독성을 가진 물질이 체내에 축적됨으로써 해독되지 않은 피가 뇌에 영향을 미쳐 의식장애나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연구팀은 정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연구를 통해서 간경변증의 경우, 구강 미생물이 장내 환경으로 침투함으로써 환자에게 전신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과 특히 리팍시민 약물이 구강 미생물의 장내 침입을 막아내는데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특히 기존 연구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샷건 메타게놈, 대사체 등의 멀티오믹스 분석과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전장 유전체 레퍼런스 구성을 통해 장-구강 축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베일로넬라, 연쇄상구균 등의 구강 미생물의 장내 침입을 차단하는 것이 간경변증에 따른 간성뇌증을 막는데 주요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선재 교수는 “생명정보학 및 데이터 마이닝 기법을 활용하여 간질환 및 간성뇌증 치료를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질병 조기 진단 및 모니터링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전자 동의보감 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사업을 받아 이뤄졌다. 간질환 연구 분야 상위 논문인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 온라인에 최근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