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가 다음달 클라우드 게임 이용을 지원하는 '게임패스 얼티밋' 한국 서비스 가격을 처음으로 인하한다. 한국 시장에 클라우드 게임 확산을 가속화하려는 포석이다.
MS 엑스박스는 11월부터 한국 게임패스 얼티밋 가격을 월 1만6700원에서 월 1만1900원으로 30%가량 낮춘다. 연간 약 6만원을 인하해 진입장벽을 낮춘다. 게임패스 PC, 게임패스 콘솔,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도 1만1800원에서 7900원으로 함께 변경한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얼티밋은 대중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클라우드 게임에 가장 가까운 서비스다. 엑스박스 게임구독 서비스와 멀티플레이 네트워크 혜택, EA플레이 멤버십, 콘솔, PC, 모바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포함한다. EA플레이 가격이 월 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여기에 콘솔 341개, PC 324개(한국기준)게임을 포함해 1만1900원에 제공하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그동안 MS 엑스박스는 현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조정했다. 한국 서비스 가격 인하는 처음이다.
이번 조정은 한국 내 구독가격을 인하해 클라우드 게임을 국내에 확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MS는 '프로젝트 엑스 클라우드'라는 명칭으로 클라우드 게임을 테스트할 때부터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미국, 영국과 함께 한국을 테스트 국가로 선정해 추이를 지켜봤다. 한국은 엑스박스 콘솔 지지기반이 약하지만 스마트폰·PC 보급률이 높아 클라우드 게임을 시험하고 게임패스 브랜드를 홍보하기에 적합하다.
MS는 장기 관점으로 게임패스 가치를 높여 오래 지속되는 '평생 팬'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작년 MS 회계 결산에 따르면 엑스박스 서비스 수익은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게임패스 이용자가 비이용자보다 각각 30%, 40%씩 많은 게임 유형과 수를 기록했다. 플레이 시간도 20% 길었다. 게임패스 이용자 90%가 게임패스가 없었다면 해보지 않았을 게임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운로드콘텐츠(DLC) 결제도 50% 많아 생태계 락인효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게임패스에 입점한 게임은 동시접속자수가 2배가량 늘어나고 오래된 게임의 경우 최대 32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약 구매량은 25% 늘어났다.
MS의 가격 인하로 클라우드 게임 진입 장벽이 한층 낮아지며 국내 클라우드 게임 경험이 확대, 개선될 전망이다. MS는 클라우드 게임 경험 개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EA 플레이와 손잡고 세계 점유율 1, 2위 구독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75억달러(9조원)를 들여 베데스다, 이드, 아케인을 소유한 재니맥스를 인수했다. 재니맥스 인수 금액은 테트리스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판매된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모장을 인수할 때의 3배에 달한다. 현재 MS 엑스박스는 23개 개발사를 두고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핵심 허브 역할을 하는 콘솔인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의 국내 보급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MS가 클라우드 게임 경험 확산을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필 스펜서 MS 게임부문 대표는 “반도체 칩 부족 이상의 공급 사슬 복잡성 영향으로 엑스박스 공급문제가 2022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