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삼성 갤럭시도 뚫었다…위기의 韓 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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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해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현실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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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삼성전자에 플렉시블 OLED를 공급을 확대한다. 올해 '갤럭시M' 시리즈에 첫 납품을 시작한 데 이어 내년 '갤럭시A' 시리즈에도 OLED를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는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갤럭시M52에 BOE 패널이 탑재됐으며, 내년은 갤럭시A73과 M53 모델이 적용 대상이다.

갤럭시M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품군 중 저가 모델이고, 갤럭시A는 중급 기종이다. A시리즈는 특히 성능이 우수하면서 가격경쟁력이 뛰어나 판매량이 상당한 제품이다. BOE의 OLED 공급량이 내년 큰 폭으로 증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BOE는 또 다음 달부터 애플에 아이폰13용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말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 11월 초도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BOE의 이번 아이폰 OLED 공급은 전작보다 2개월 정도 앞당겨졌다. 아이폰12용 패널은 지난해 12월 말 승인 받아, 올해 1월부터 공급됐다. BOE는 애플이 요구하는 품질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보다 납품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올해는 그 기간을 단축한 것이다. 기술력이 그만큼 발전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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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M52.<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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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13.<사진=전자신문>

삼성 갤럭시폰과 애플 아이폰은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텃밭이었다. 삼성 갤럭시폰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OLED를 공급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균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중국의 공세가 더 깊어지고 넓어졌다.

OLED는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 최후의 보루와 같은 제품이다. 삼성과 LG가 한때 전 세계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1·2위를 달렸지만 LCD 시장 주도권을 중국으로 넘어갔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LCD가 '레드오션'으로 변하자 OLED로 사업을 전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중심의 중소형 OLED로,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로 무게추를 옮겼다.

OLED 기술은 우리나라가 선도 중이다. 터치일체형 구조나 저전력 패널 설계, 폴더블·롤러블 등으로 중국을 앞선다. 그러나 중국의 추격은 빨라지고 있는데 격차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 받는 폴더블 OLED의 경우 삼성과 LG가 중국보다 먼저 상용화했지만 시장 개화 속도가 느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예상 폴더블 OLED 출하량은 1000만대. 연간 10억대 넘게 판매되는 전 세계 스마트폰 중 아직 1%에 불과하다.

혁신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이 후발주자인 중국은 추격에 속도를 내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OLED 시장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2019년 86%, 지난해 78%를 기록했다. 올해는 77%, 내년에는 65%까지 축소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3%, 2020년 5% 수준에서 올해 8%, 내년 7%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올해 15%에서 내년 2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BOE가 올해 6%에서 내년 13%까지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옴디아는 “한국의 OLED 시장 주도권에 중국이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LCD에 OLED까지 더해지면서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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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데도 디스플레이는 다른 주력 산업만큼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소외되는 모습을 보여 우려된다. 정부는 연구개발(R&D)과 투자 강화를 위한 세제 지원 대상인 '국가전략기술'을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3대 분야로 한정시켰다.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기업은 최대 40~50%, 시설 투자시 최대 10~20%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이는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가 지원받는 신성장·원천기술 공제보다 R&D는 10%포인트(P), 시설투자는 3∼4%P 높은 수준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경제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별도 디스플레이 발전 전략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중국의 추격이 본격화되고, 나아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국가 등극이 임박한 상황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간과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도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발전 전략에 힘이 실릴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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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6세대 OLED 생산능력(CAPA) 비교. 중국이 설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생산능력에 있어서는 조만간 한국을 추월할 것이란 관측이다.<자료=스톤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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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기준 TV용 LCD 패널 생산능력 순위. 세계 1, 2위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단위: 백만 m², 자료=KOTRA>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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