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이체·지급·결제가 가능하고 가치 변동이 없어 법정통화와 유사하게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을 감독하기 위한 국제 기준이 마련된다. 추후 금융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영향력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발행사가 준수해야 하는 국제원칙과 금융당국의 감독 기준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한국은행은 국제기준이 채택되면 국내에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경우 이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지급결제 및 시장인프라 위원회(CPMI)와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가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에 대한 금융시장 인프라에 관한 원칙(PFMI) 적용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CPMI와 IOSCO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자금이체 시스템에서 이뤄지는 자금이체와 실질적으로 동등하다고 보고 스테이블코인을 현금 등 금융시장 인프라(FMI)로 간주해 기존 금융시장에 적용해온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앞서 주요 7개국(G7), 주요 20개국(G20), 금융안정위원회(FSB)는 국제기준제정기구에 필요시 표준과 원칙을 개정하거나 기존 표준·원칙을 보완하는 추가 지침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국제기준제정기구에는 CPMI와 IOSCO가 포함된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지급수단으로서 자금이체 기능이 기존 금융시장 인프라가 수행하는 자금이체 기능과 실질적으로 동등하다고 봤다.
반면 기존 금융시장 인프라와 비교해 △중앙은행 통화나 상업은행 통화가 아니면서 추가적인 금융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는 결제자산을 이용할 가능성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시스템 기능 간 상호의존성 △운영이나 지배구조상 탈중앙화 정도 △ 분산원장기술과 같은 새로운 기술의 대규모 적용 가능성 등에서 차별적 특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CPMI와 IOSCO는 오는 12월 1일까지 이번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향후 이를 공개하고 후속연구 등을 실시해 지침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한은은 CPMI·IOSCO 운영그룹 일원으로 보고서 작성 논의에 참여했다.
한국은행은 이 지침이 국제기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채택이 확정되면 국내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에 대한 평가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의견을 있는 기관이나 기업은 CPMI(cpmi@bis.org)와 IOSCO(consultation-03-2021@iosco.org)에 직접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단 양 기관 모두에게 송부해야 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