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확정했지만
'경선 불복 vs 원칙 엄수' 갈등 심화
지도부도 이낙연 측 요구 사실상 거부
정세균·김두관 '이재명 승리'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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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0일 이재명 후보를 공식 대선 후보로 확정한 가운데 중도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무효표 처리를 둘러싼 문제제기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의 원팀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낙연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당규를 지켜야 한다. 특별당규에 대한 지도부 판단에 착오가 있다”며 “당헌당규를 오독해서 잘못 적용하면 선거의 정통성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은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무효표 처리'를 문제삼으며 결선 투표를 촉구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도부의 안이한 판단이 화를 불렀다”며 “이의가 제기됐을 때 그 주장과 근거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당무위원회의 유권 해석 등 원칙에 따른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표 차이가 커서 별 문제가 안되리라는 편향이나 오판이 있었다고 본다”며 “지금이라도 정확하고 공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은 전날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지도부의 경선 결과 발표는 명백히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특별당규 제59조 1항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로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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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측은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무효'이고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유효' 투표로 9월 13일(정세균 후보 사퇴일) 이전에 정세균 후보에게 투표한 2만3731표와, 9월27일(김두관 후보 사퇴일) 이전에 김두관 후보에게 투표한 4411표는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기 때문에 '유효투표'라고 밝혔다. 9월 27일 이후에 김두관 후보에게 투표한 257표는 사퇴한 후보자에 대한 투표이므로 '무효'라는 설명이다.

박광온 의원은 “일각에서 경선 불복이라고 하는데 전혀 다르다”며 “축구·야구 경기에서도 심판이 실수할 수 있지 않느냐. 그럴 때 이의가 제기되면 영상판독장치로 다시 판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그런 과정에 있는 것”이라며 “이걸 불복이라고 하는 건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민주적 발상”이라고 전했다.

반면에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는 이낙연 후보 측의 이의제기에 '원칙을 지키라'면서 이재명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선이 끝나고 본선이 시작됐다.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라며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를, 다른 후보들께는 격려와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4기 민주당 정부를 향해 함께 나아갈 때”라고 밝혔다.

김두관 의원 역시 “경선을 마치고 나서 룰을 문제 삼고자 하는 일은 민주당의 분란을 낳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이미 사퇴한 후보의 득표는 무효로 처리하기로 합의된 룰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한 룰대로 계산했을 때 이재명 후보가 최종 승자로 정해진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며 “마음이 불편하다고 해서 원칙이 훼손되는 건 아니다. 이 원칙을 훼손하려는 어떤 세력도 민주당의 역사에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치의 사법화는 정치가 공멸하는 길”이라며 “선출된 권력들이 모든 사안을 고소·고발로 처리하면서 생긴 문제가 얼마나 큰데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당 내부 문제를 사법부로 가져간단 말이냐”고 말했다.

지도부 역시 이 캠프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송영길 대표는 “여러 이의제기된 것들은 선관위나 당 기구의 공식 절차를 통해 처리할 것”이라며 “30년에 걸쳐 영호남을 통합하고 전국적인 민주당을 만든 과정을 이낙연 총리께서는 기자 시절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저와 16대 국회를 하며 같이 겪어온 분이다. 이 과정을 겪어왔기 때문에 원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