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지의 뉴노멀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18>상용화 이전에 자본 창출한 바이오기업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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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미국 속담이 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일찍 시작하는 사람들이 성공에 도달하고 보상 받을 가능성이 더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속담은 기업 확장을 위한 세일즈 전략이나 사업 개발에도 적용된다. 특히 생명공학 산업에서 초기 사업 개발(BD)의 필요성 묘사에 적절한 표현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생명공학 기업들이 제품의 상용화 단계에 가까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뒤늦게 사업 개발을 실행하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을 가능성이 더 있듯 사업 개발의 우선 순위를 미리 정해서 이를 실행하는 생명과학 기업의 경우 단기는 물론 장기로도 그들의 잠재적인 사업 성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더 있다.

지난 2002년에 설립된 앨나일람 제약사는 시가총액이 237억달러가 넘는 생명공학 강자이며, 7개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유전자 질환 치료를 위해 설계된 RNA 기반의 인터퍼런스 치료제를 통해 4억93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생명과학 기업은 특정한 RNAi 치료법 개발에 먼저 뛰어들었으며, 이것이 앨나일람을 경쟁자들보다 훨씬 앞서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할 수 있게 해 줬다.

존 마라가노어 앨나일람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설립 4년 만에 20개의 주요 라이선스 및 연구 협력 계약을 확보, 상용화 이전에 1000만달러와 지분 5890만달러를 달성했다. 그 당시 앨나일람 기업 파이프라인은 개발하고 있는 12개의 프로그램을 포함했으며, 그 가운데 1개 프로그램만이 임상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어떻게 이 신흥 생명공학 기술 회사가 단기간에 그렇게 큰 성장을 이룩했을까. 그 출발은 사업개발팀에 조인한 기업 부사장의 전략적 접근에서 시작됐다.

설립 1년 후 앨나일람은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개발 차원에서 더욱 전략적으로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이를 실행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사업개발팀 부사장을 새로 영입했다. 부사장이 알나일람 기업 팀의 핵심 멤버로 합류하면서 사업 확장 목표를 촉진하기 위해 비독점적인 유전자별 라이선스 계약 프로그램이 시행됐다. 앨나일람의 프로그램 외에 연구면허, 개발 라이선스, 공동상업화·협력 협정에 관한 세 가지 특정 부문이 등장했다.

2003년 앨나일람은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와 협력 계약을 체결했고, 불과 1년 후 이것은 1950만달러 가치의 다년 계약으로 확대됐다.

앨나일람은 초기에 강력한 비즈니스 기반을 구축하고 올바른 전략, 자산 및 프로그램을 수립함으로써 상용화가 실제로 이뤄지기 몇 년 전에 이미 주요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었다. 앨나일람의 성공적인 라이선스 프로그램은 강력한 사업 개발 전술의 한 예에 불과하다.

“우리 회사는 너무 작다” 또는 “우리는 파이프라인에서 적절한 단계에 있지 않다”는 식의 사고는 사업 개발 추진이 늦어지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쉬운 예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 확장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생명공학 기업이 기존 바이오 콘퍼런스 또는 파트너링 이벤트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기업의 가치를 어필하는 피치덱이 지나치게 기술 위주인 경우가 왕왕 있다. 마켓에 얼마나 큰 임팩트를 미칠 수 있는지, 이를 사업 개발 차원에서 기반 구축에 적극 반영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전략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

성공적 사업 개발은 특정 기업의 니즈와 파악된 주요 산업 기회가 일치시킴으로써 형성된다. 모든 모델에 맞는 하나의 전략이란 없다. 일찍 시작함으로써 튼튼한 기반을 사전에 구축해 나가면서 업계 선두에 서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임수지 보스턴 BDMT Global 매니징 파트너 겸 에머슨대학 마케팅학과 교수 sim@bdmtglob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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