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재무개선을 위한 점포 자산 유동화에 속도를 내면서 노동조합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총파업까지 예고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업황 부진으로 재무부담이 악화된 홈플러스 운영사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자산 매각을 지속 추진할 수밖에 없어 당분간 노사 갈등이 평행선을 달릴 전망이다.
14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추석명절 직전인 18일부터 20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에 고용안정 보장을 위해 점포 매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자산유동화가 폐점으로 이어져 고용 불안이 심화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홈플러스는 노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있다. 자산유동화가 확정된 점포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에 대해 고용을 보장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폐점한 대전탄방점뿐 아니라 임대기간 만료로 문 닫은 대구스타디움점도 직원 전원이 인근 점포로 전환배치가 완료됐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전환배치한 직원은 1년6개월간 전배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노초 측에 전달했다. 자산유동화 점포 직원에게는 위로금도 각 300만원씩 지급해 고용 안정성 유지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노사간 대립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총파업까지 이어지며 소비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업에 나설 조합원 비중은 전체 인력의 10~20% 수준으로 예상된다. 사측은 본사 직원의 점포 현장 지원 등으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갈등 심화에도 홈플러스가 점포 매각을 지속 추진하는 까닭은 온라인 중심의 사업 체질 전환을 위한 실탄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또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타격이 장기화되며 홈플러스 부채비율은 700%를 넘었고 차입금 의존도도 60%에 달한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회계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 영업이익은 933억원으로 작년대비 41.8% 감소했고 같은 기간 매출도 4.6% 감소했다.
시장에서도 홈플러스의 자산 유동화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대전탄방점을 포함해 둔산점과 안산점, 대구점, 부산가야점 등의 유동화를 추진 중이다. 작년부터 점포 매각과 매각후재임대(세일앤드리스백)로 1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차입 상환에도 리스부채 인식과 손상차손 반영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재무 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자산 매각과 세일앤드리스백 등에 의존한 차입금 상환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영업·재무구조의 대폭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홈플러스의 자본과 현금흐름 감소 추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