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심사에 임해달라는 작심 발언을 했다.
이동걸 회장은 13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취임 4주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은 대한민국 항공산업 생존과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불가피하고 필수적”이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해 조속히 승인 절차를 밟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한진칼과 함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발표하고 올 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8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업결합이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등에 대해서는 “산업 재편의 문제”라며 “이제 산업을 정상화하고 나아가려는 시도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중요한 한 단계를 정부가 전향적으로 봐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조선해양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승인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이를 반대하는 노조, 정치인 등 일각의 목소리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노조와 지역사회의 극렬한 반대 행동은 EU 경쟁당국 승인에 악영향을 주고 있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우조선해양을 책임질 자신이 있는지, 금융지원 없이 독자 생존할 자신이 있는지, 승인이 안 됐을 경우 책임은 누가 질지 묻고 싶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쌍용차 매각 절차 관련해서는 인수 후보자가 평택 부지 차익을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먹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직 쌍용차 공장 이전이 확정되지 않았고 다른 부지의 용도 변경 등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쌍용자동차 정상화는 신규 투자자의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과 쌍용차 노사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오는 15일 열리는 매각 본입찰에 능력 있고 책임감 있는 경영 주체가 참여해 조속히 정상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신산업과 미래산업 육성 지원을 위해 신생기업 초기투자는 물론 후속 투자 등 전 단계에 걸쳐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돌이켜보면 삼성, 포스코, SK 등 주요 대기업은 모두 산업은행의 돈으로 성장했다”며 “이런 산업화 신화를 다시 이루기 위해 스케일업 투자와 후속 투자를 적극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