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아이돌 팬덤 문화인 '포토카드(포카)'에 주목했다.
포카는 앨범을 구매하거나 팬미팅, 공개방송을 가면 얻을 수 있다. 팬덤 사이에서 '덕질' 필수 요소로 불린다. 팬들은 좋아하는 멤버의 포카를 얻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 뽑듯 계속 앨범을 구입한다. 친필 사인이 들어간 희귀 한정판 포카는 높은 시세로 거래된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포카까지 등장했다.
포카는 엔터테인먼트업계 떠오르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앨범판매량은 4025만장으로 전년에 비해 64% 증가했다. 올해는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앨범이 단순히 청취수단이 아니라 '굿즈'로 여겨지는 까닭에 한 사람이 몇 십장씩 구매한다.
포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알음알음 거래되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같은 플랫폼으로 옮겨왔다. 최근에는 포카 전문 거래플랫폼인 '포카마켓' '마이스타굿즈'도 나왔다.
포카 같은 서브컬처는 팬 충성심이 높다. 1인당 매출이 높은 편이다. 서브컬처 특성에 익숙한 게임사는 디지털 포카 역할을 하는 콘텐츠 등을 내놓으며 비즈니스와 접목한다.
달콤소프트는 포카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슈퍼스타BTS'를 출시했다. 넷마블은 'BTS월드'에 포토카드, 게임쿠폰 합본 상품을 내놨다. 라인게임즈는 콘솔게임 '베리드 스타즈' 포토카드를 제작 판매한다.
게임사는 가상세계 구축 노하우를 활용해 메타버스에도 덕질 콘텐츠를 얹는다. 넷마블은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게임과 연계한 메타아이돌, 메타 월드를 제작한다. 엔씨소프트는 K팝 플랫폼 유니버스에 3D아바타를 선보인다. 목소리, 모델링 등 아이돌 관련 디지털 콘텐츠를 내놓는다.
넵튠은 디지털 휴먼 '수아' 개발사 온마인드를 인수하고 가상 아이돌 제작사 '딥스튜디오' '펄스나인'에 투자했다.
딥스튜오 디지털 아이돌 연습생 정세진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8만4000명, 틱톡은 6만명 수준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이언트 스탭과 가상아이돌 '한유아'를 개발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게임업계가 그동안 쌓아온 캐릭터 개발력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 영역으로도 진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