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2일, 하루, 반나절, 두시간...' 배달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이 급속한 경쟁구도에 돌입하면서 업체들은 시간 싸움에 나섰다. 쿠팡을 비롯한 e커머스 업체들이 빠른 배송에 뛰어들면서 시간 싸움에 불을 지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가파른 증가세다. 2017년 92조원에서 2018년 114조로 100조대를 돌파했다. 2019년 135조원, 지난해에는 161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코로나19는 e커머스 가속화를 부채질했다.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일상이 되면서 사람들의 소비 패턴도 변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통 방식이 생겨났다. 구독경제, 라이브커머스, 배달앱 등은 언택트 시대 속 슬기로운 디지털 생활을 누리기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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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에 접속한다…구독경제 바람

신문, 우유를 구독하던 초기 구독경제 아이템이 다양해졌다. 소비재에 국한돼 있던 상품 범위가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를 비롯해 가전, 모빌리티, 헬스케어까지 영역을 넓혔다.

소비자들이 구독경제에 열광하는 이유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편하기 때문이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상품의 경우 거의 떨어져갈 때쯤 문 앞에 놓여지고 서비스는 다시 리필된다. 업체들은 고객 데이터베이스(DB)에서 각각의 요구를 파악해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으로 만족도를 높인다.

쿠팡 '와우'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클럽' 등 e커머스 멤버십을 통해 빠른 배송과 할인을 받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최근 구독경제 상품으로 통신사도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T우주' 서비스를 선보이며 아마존 해외직구를 비롯한 쇼핑과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2020년 40조1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구독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도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대세로 떠오른 라이브커머스

MZ세대가 소비 권력으로 부상했다. 이들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은 라이브커머스라는 시장을 만들어냈다.

라이브커머스는 스마트폰으로 판매자가 상품을 소개하면 구매자가 댓글로 소통하며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동영상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만족(CS), 상품 페이지 연동, 간편결제 등 정보기술(IT)의 복합체로 평가받는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쇼핑과 소통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끈다. 업체들도 고객 유입을 위해 흥미로운 예능 콘텐츠나 대세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늘리고 있다. 상품도 다양해졌다. 초기 화장품 등 미용 위주 상품이 주를 이뤘던 반면, 농수산물을 비롯해 콘서트 티켓, 명품, 전기차까지 등장했다. MZ세대를 타깃으로 먹방·언박싱 등을 진행하며 소비자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풀어준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업체들을 시작으로 오픈마켓, 홈쇼핑 등 e커머스 업체들 모두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시청 횟수가 실제 판매로 이뤄지는 구매 전환율이 5~8%로 일반 e커머스(1% 미만)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000억원대였던 시장 규모는 2023년 10조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언택트 결제가 대세가 되면서 결제 수단 경쟁도 점화됐다. 현금과 신용카드 기반이던 결제 수단이 '간편결제', 페이 전쟁으로 바뀌었다. 전통금융은 물론 빅테크 기업, 최근에는 쿠팡, 티몬 등 소셜커머스에 이르기까지 자체 결제수단으로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 간편결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배달앱 전성시대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과 회식이 힘들어졌다. 사람들은 식당에 가는 대신 배달앱으로 몰렸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배달의민족 결제추정액은 8조55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4%(4조5172억원)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배달서비스 거래액은 11조9000억원이다.

배달앱들은 배달시장 다양화에도 나섰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파는 생필품을 30분 이내에 실어나르는 퀵커머스 서비스도 제공한다. 배민 'B마트', 쿠팡이츠 '쿠팡이츠 마트'가 대표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GS25 편의점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우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공부문도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14곳이 공공배달앱을 운영하고 있다. 민간 배달앱 독과점과 고액 수수료 구조를 개선하며 공공성을 앞세웠다. 지역 상권으로 파고들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통산업 새판짜기는 진행형

쿠팡이 뉴욕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국내 e커머스 판이 흔들렸다. 쿠팡은 공모가 35달러로 기업가치가 68조원으로 치솟았다. 이어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왔다. 희망 매도가는 5조원가량 이었지만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지분 80.01%를 약 3조4400억원에 인수했다. 이마트는 거래액 합산 기준 쿠팡을 제치고 2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이어 1세대 e커머스 업체인 인터파크도 매물로 나왔다. 11번가는 세계 최대 e커머스 업체 아마존과 협업해 지난달 31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통 유통업체들도 인수합병과 투자에 뛰어들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통합 GS리테일로 합병해 '매출 10조원' 유통공룡에 다가섰다. 롯데쇼핑은 20조원 규모 중고시장 공략을 위해 중고나라에 지분투자를 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중고 상품 거래 플랫폼을 다음 달 오픈하며 중고 거래 플랫폼과 전면전을 예고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촉발한 언택트 문화는 소비행태부터 산업지형까지 바꿔놓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더 진화할 수 있다. 오프라인은 소비자들이 목말라하는 체험 요소를 적극 도입한다. 온라인도 부족한 체험 요소를 메타버스를 이용해 지원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라이브커머스, 배달앱 등 온라인이 대세가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코로나 팬데믹이 더 앞당겨 놓은 셈”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체험 요소에서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지만 앞서가는 라이프 스타일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