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에서 군사용까지, 현대차그룹 수소시장 선점 '총동원'

계열사별 타깃시장 세분화
기아, 군용 차량·발전 분야 담당
현대모비스, 지게차 등 비차량 발굴
현대차,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

기아까지 수소전기차 전략을 밝힌 건 수소연료전지 시장 선점을 위해 현대차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주력 계열사 역할 분담을 통해 수소에너지가 필요한 모든 분야를 공략하겠다는 의미다.

궁극적으로 화석연료의 수소에너지 대체 가능성을 제공,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승용·상용·군용·산업용 등 각 분야 완제품을 비롯해 부품까지 총망라한 전략을 수립한 것도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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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모빌리티+쇼에 출품한 재난구호용 수소발전차. 본지 취재 결과, 기아가 개발한 차기 모델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계열사별로 목표 시장을 △현대차 '승·상용차' △기아 '군용차·발전' △현대모비스 '산업 차량·건설기계'로 정하고 사업을 추진한다. 수소연료전지 대량 양산을 앞두고 빠른 수요처 발굴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다. 시장 선점과 동시에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가 기존 승용·상용 수소전기차 판매 확대에 주력하도록 하고 군용차량을 맡고 있던 기아가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하도록 했다. 수요처 발굴을 위해 제조 역할만 했던 현대모비스에는 차량 이외 건설기계 등 다른 분야를 공략하도록 했다.

모든 산업 분야가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상황이라 적용 사례를 많이 만들면 부품 사업 추진에도 유리하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생산량을 50만대로 늘린다. 수요 증가로 대량 생산 시기를 앞당길 경우 수소연료전지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현대차는 이미 부품 성능 개선을 통해 2023년에 선보일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가격을 2003년 대비 97% 낮췄다. 추가 인하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전지스택도 모듈화시켰다. '넥쏘'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하나의 표준으로 삼아 모든 제품군에 쉽게 적용하게 한 것도 대량 생산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들 3사의 수소연료전지 수요가 늘면 지속적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크게 유리하다. 현대차는 이미 3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100㎾와 200㎾로 개발했다. 현대모비스는 1조3216억원을 들여 신규 거점을 구축, 2023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최근 발표한 투자 금액만으로 추정해도 연간 최소 5만대 이상으로 생산력을 갖추게 된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다른 기업에도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생산량이 많지 않다. 수출도 쉽지 않은 생산량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는 국가핵심기술로 수출 시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직접 수요처를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 현대차그룹이 직접 수소에너지 적용이 가능한 다양한 산업 분야 발굴에 나서는 이유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 등 주요 그룹사 별로 차종이나 타깃 시장에 따른 수소모빌리티 전략과 역할이 구분돼 있다”며 “이는 모빌리티와 부품시스템 사업 등 수소에너지가 필요한 전방위 분야를 발빠르게 선점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표】현대차그룹의 수소모빌리티 사업 분야

승용에서 군사용까지, 현대차그룹 수소시장 선점 '총동원'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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