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베일 벗은 롯데 타임빌라스, 소풍 가듯 쇼핑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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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프리오픈한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

서울 사당동에서 의왕 방면으로 30분 남짓 달리자 앞에는 백운호수가 뒤로는 바라산이 감싸고 있는 배산임수 입지에 거대한 쇼핑몰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잔디광장과 이국적인 통유리 건축물은 쇼핑 공간보다는 휴양지 느낌이 강했다.

8일 프리오픈으로 베일을 벗은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는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겠다는 롯데의 혁신 의지가 담겼다. 전체 영업면적 4만3000㎡(1만3000평)의 절반가량을 비쇼핑시설로 채웠다. 체험형 콘텐츠와 휴식 공간으로 고객 체류시간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식 개관을 이틀 앞둔 타임빌라스는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고객들로 붐볐다. 유리돔 천장서자연 채광이 쏟아지는 더스테이션을 지나자 피크닉이 가능한 원형 잔디광장이 펼쳐졌다. 가드닝 카페와 놀이터, 분수대가 위치해 가족 단위 고객에게 휴식을 선사한다. 가장 힘을 준 공간은 유리온실을 연상시키는 '글라스빌'이다. 녹지 공간에 듬성듬성 세워진 10개의 유리 건물이 바라산을 배경으로 독특한 풍광을 선사한다. 카페 라라플로아와 펫케어시설 코코스퀘어 등 MZ세대에 발길을 끄는 이색 브랜드 10곳이 입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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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타임빌라스 핵심 테넌트인 글라스하우스

글라스빌은 롯데의 쇼핑몰 공식을 깨트린 파격적 공간이다. 촘촘한 배치로 공간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대신 독립된 건물로 비움을 택했다. 글라스빌 콘셉트를 제안한 건 공간기획 스타트업 글로우서울이다. 기존 설계보다 영업면적이 절반으로 줄고 건축비는 두배나 늘었다. 그럼에도 롯데는 익선동을 명소로 키운 스타트업의 젊은 감각을 믿기로 했다. 내부 반대도 있었지만 “변해야 산다”는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다.

글라스빌뿐 아니라 타임빌라스 테넌트 곳곳에서 변화의 의지가 엿보인다. 총 245개 매장 중에 패션 매장은 161개 정도다. 대신 체험형 시설과 식음료(F&B) 매장을 대폭 강화했다. 식품 매장은 총 47개로 기존 교외형 아웃렛보다 구성비가 약 10% 늘었다.

골프와 유아동 매장 등 지역 맞춤형 매장도 늘렸다. 17개의 골프매장과 36개의 유아동 매장이 입점해 가족 단위 고객을 공략한다. 시타 퍼팅베이를 도입한 PXG 매장 등에선 직접 클럽을 사용해본 후 구매할 수 있다. 퍼팅과 스윙 연습이 가능한 특수 모래가 설치된 벙커 연습장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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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빌라스 글라스빌 베이커리 카페인 라라플로아 내부 전경

입구에는 경쟁사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섰다. 롯데 매장에 스타벅스가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 쇼핑몰에 공식처럼 위치했던 유니클로와 자라 매장도 찾아볼 수 없다. 구찌와 프라다, 버버리 등 기존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명품 매장도 입점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쇼핑이 주된 목적이 아닌 자연을 체험하고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자연친화형 공간 조성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방역도 강화했다. 모든 입장객은 QR코드 체크인과 열화상 카메라를 거친다. 이날 오전 김상돈 의왕시장이 타임빌라스를 직접 방문해 2시간가량 매장을 둘러보며 방역 준수 여부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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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빌라스 더스테이션 광장

롯데는 6번째 프리미엄아웃렛인 타임빌라스를 지난달 신규 출점한 동탄점과 함께 '위드 코로나' 시대를 겨냥한 핵심 매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비대면 소비에 맞서 오프라인 고객 체험과 여가 콘텐츠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국내 아웃렛 시장은 2016년 14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19조원대로 성장했다. 백화점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코로나19로 교외 지역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체험형 콘텐츠와 휴식 시설 측면에서 아웃렛 장점이 부각됐다. 타임빌라스는 접근성과 풍광 측면에서 다른 아웃렛과 차별화됐다는 평가다. 롯데도 타임빌라스가 수도권 남부 상권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 강남·서초구와 경기도 분당·판교·수원 등 반경 20㎞ 이내 거주 인구만 526만명에 이른다.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는 “타임빌라스는 이름부터 설계까지 모든 부분에 있어 기존의 아웃렛과 차별화했다”면서, “단순 쇼핑을 넘어 고객들이 자연 속에서 휴식하며 즐길 수 있는 경기 남부 지역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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