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계열사 SK에코플랜트를 통해 국내 폐기물 업체를 대거 인수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친환경 사업을 강조한 데 따라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들어 총 8곳에 달하는 산업폐기물 소각 업체를 인수했다. 충청환경에너지, 경기환경에너지, 경인환경에너지, 경북환경에너지, 클렌코, 새한환경, 대원그린에너지, 그린환경기술 등이다. 총 투자금액은 1조6000억원에 이른다.
피인수 업체 중 4곳(충청환경·경기환경·경인환경에너지·클렌코)은 산업폐기물 소각 전문업체 공제조합인 한국자원순환에너지조합 회원사다. SK에코플랜트는 이들 회사 인수로 조합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SK에코플랜트는 또 산업폐기물 매립 전문업체 공제조합인 한국산업폐기물조합 회원사 와이에스텍과 의료폐기물 소각업체 디디에스도 인수했다.
SK에코플랜트가 공격적 M&A에 나선 것은 SK그룹 경영 방침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은 “SK는 단순히 재무 성과 같은 경제적 가치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친환경 사업을 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주문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산업 폐기물과 SK그룹 바이오 계열사에서 나온 의료 폐기물 처리로 친환경 사업에 나선 셈이다. 회사는 지난 5월 사명을 SK건설에서 에코플랜트(EcoPlant)로 변경하고 친환경 건설업으로 전환을 공식화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일일이 M&A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그룹의 ESG경영 강화 방침에 따라 SK에코플랜트도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M&A로 몸집이 크게 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 자산 총계는 2018년 4조2927억원에서 이듬해 4조5167억원을 거쳐 2020년 4조9478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5조8061억원으로 5조원을 넘어섰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