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최근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용자 가두기' 전략을 위한 전열을 정비했다.
정기구독은 반복구매가 일어나는 상품을 주기적으로 결제해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판매자에게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소비에 따른 고정 매출을 확보하는 효과를, 구매자에게는 매번 결제를 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편리함이 장점이다.
네이버 정기구독은 이용자 혜택이 확실한 것이 타 서비스와의 차별점이다. 네이버는 플러스 멤버십을 통한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정기구독으로 확장, 최대 6% 혜택을 제공하고 상품에 따라 회차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다른 기업 구독서비스는 최근 정기구독에 따른 할인 혜택을 없앴거나 별다른 이용자 혜택이 없는 상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생필품을 구매한다고 했을 때 네이버 정기구독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격 변동 알림 기능은 이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세심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일부 이커머스 업체에선 상품 가격 변동으로 인해 정기 배송 가격이 일회성 배송 가격보다 더 비싸진 경우가 발생한 적이 있다. 한번 정기 결제를 걸어둔 소비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결제가 진행돼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곤 했다.

네이버는 구독하고 있는 상품 가격이 변동될 경우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고 구독 상태를 관리할 수 있도록 푸시 알림을 제공한다. 정기구독은 최초에 신청한 조건과 일정에 맞게 자동결제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가격 변동을 매번 확인해야 한다는 사용 행태를 고려한 결과다.
네이버는 이용자 쇼핑 경험과 혜택을 정기구독 재신청이나 또 다른 자사 서비스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 이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진다.
판매자들이 신규 고객 유치나 단골 스토어 고객을 위한 새로운 정기구독 패키지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고, 정기 배송을 통한 라스트마일 단계에서 고객에게 연관 상품이나 신상품을 소개하는 마케팅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기구독 공급과 수요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네이버의 구독 커머스 생태계에도 관심이 높다. 풍부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풀과 상품 수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 안에서 정기구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상품 종류와 범위를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에 따르면 현재 정기구독이 가능한 상품은 1만4000여가지에 달한다. 생필품이나 식품 외에도 전자기기 보호필름 같은 디지털기기 액세서리나 스킨케어 제품 등도 정기구독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향후 검색 필터나 각 버티컬 서비스에서 정기구독 전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네이버만의 인공지능(AI)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구독 패턴이나 취향에 맞춘 구독 상품을 추천하는 솔루션 고도화에도 힘쓴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를 통한 이용자 락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는 “10억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상품 DB만큼 사용자가 원하는 구매 방식은 천차만별이고 이에 맞춰 판매자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기구독을 통해 판매자는 고객 수요 예측으로 사업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이용자는 반복구매 상품 외에도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는 등 네이버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쇼핑 가치를 제공해 네이버 구독 생태계를 완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