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에 AI 탑재한 신개념 제품 대거 공개 "메모리 패러다임 바꾼다"

핫칩스 학회서 'PIM 기술' 적용사례 공개
시스템 변경 없이 성능·에너지효율 향상
D램·모바일 시장 선점…글로벌 기업과 협력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엔진을 탑재한 신개념 메모리 반도체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지난 2월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에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기술을 적용한 'HBM-PIM'을 최초 공개한데 이어 D램과 모바일용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다.

PIM은 메모리 내부에서 AI 연산을 하는 반도체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PIM를 앞세운 차세대 융합 기술로 메모리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생태계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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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XDIMM(Acceleration DIMM)

삼성전자는 24일 온라인으로 열린 '핫칩스(Hot Chips)' 학회에서 PIM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군과 응용 사례를 소개했다. PIM는 메모리 안에 연산 작업을 수행하는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차세대 기술로, 삼성전자가 처음 개발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소개한 제품은 D램 모듈에 AI 엔진을 탑재한 'AXDIMM(Acceleration DIMM)'과 모바일 D램에 PIM을 적용한 'LPDDR5-PIM'이다.

AXDIMM은 PIM 기술을 칩 단위에서 모듈 단위로 확장한 첫 제품이다. D램 모듈의 동작 단위인 각 랭크에 AI 엔진을 탑재, D램 모듈 안에서 연산이 가능하다. CPU와 D램 모듈 간 데이터 이동이 줄어 에너지 효율도 크게 높일 수 있다. 또 기존 시스템 변경 없이 AXDIMM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AXDIMM을 테스트한 결과 성능은 2배, 시스템 에너지 효율성은 4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LPDDR5-PIM은 모바일 D램에 PIM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데이터센터와 연결할 필요 없이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자체적으로 AI 연산 기능을 수행하는 '온 디바이스 AI'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음성인식·번역·챗봇 애플리케이션 가동 시 2배 이상 성능 향상과 60% 에너지 감소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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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PIM

삼성전자는 학회에서 지난 2월 공개한 HBM-PIM의 실제 시스템 적용 사례와 성능 테스트 결과도 공개했다.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회사 자일링스가 상용화한 AI 가속기 시스템에 HBM-PIM을 탑재한 결과 기존 2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HBM2) 대비 성능은 2.5배, 시스템 에너지는 60% 감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PIM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력,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AI와 메모리 융합을 통해 메모리 시장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전략이다.

김남승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 전무는 “HBM-PIM은 업계 최초 AI 분야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으로, 이미 고객사들의 AI 가속기에 탑재돼 평가받고 있어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면서 “향후 표준화 과정을 거쳐 차세대 슈퍼컴퓨팅 및 AI용 HBM3, 온 디바이스 AI용 모바일 메모리, 데이터센터용 D램 모듈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