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 중심으로 플립 흐름이 뚜렷하다. 플립은 국내에서 창업한 회사가 해외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쿠팡을 비롯해 센드버드, 미미박스, 아이유노미디어그룹 등이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해외로의 본사 이전은 해외 사업 확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해외 투자자금 유치나 더 좋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있다. 통상 해외 상장은 국내 기업공개(IPO)보다 더 큰 성장으로 포장되기도 해 왔다.
여러 이유를 떠나 스타트업이 사업 초기부터 국내 내수만 보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다. 온라인 기반의 새로운 사업 기회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이전과 달리 '수출 국경'이 낮아지고 있다. 해외 비즈니스가 과거 대기업이나 종합상사의 전유물도 아니다. 내수부터 다진 후 해외시장에 도전한다는 단계적 전략도 큰 의미가 없어진 때다.
아이디어형 창업자나 젊은 스타트업도 초기부터 해외 비즈니스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 정부나 창업지원 기관도 스타트업의 도전을 잘 지원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인정받으면서 해외 투자자가 국내 스타트업에 우호적인 시각이 많다. 손정의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 증시에 상장한 쿠팡 같은 사례도 있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장터는 넓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해외 플립에 나서는 이유가 국내에서 받는 규제 때문이라는 일부 지적은 뼈아프다. 원격의료나 차량공유 스타트업 가운데 일부는 사업 근거지를 국내 규제를 피해 해외로 이전했다. 이들은 성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 차원에서 해외로 눈을 돌린 경우다. 스타트업의 해외 사업 확대와 도전을 응원한다. 정부도 국내 생태계에서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요소는 없는지 잘 따져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