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국민의당 결별 수순...안철수 독자 행보 유력

실무협상 종료 후 부정적 의견 지배적
국민의당, 안 대표 대선출마 상황 대비
'1년 전 당직 사퇴' 당헌 개정 추진 중
김동연 전 부총리와 연대 가능성도

야권 통합을 시도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실무협상이 종료된 이후 양당 내부에서 부정적 의견이 커지면서 더이상 합당 및 통합 경선 여지를 남기기 힘들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금명간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합당 협상 지속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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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고백 촉구 당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관련 안철수 대표의 입장이 결국 독자 행보로 결정될 전망이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합당 최종 불발 상황을 가정, 안 대표가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상황을 위한 당헌 개정 작업도 준비 중이다.

현행 국민의당 당헌에는 대선 주자로 출마하기 위해선 1년 전에 모든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당헌대로라면 안 대표는 대선 출마를 위해 적어도 올해 3월에는 대표직을 내려놨어야 하는 셈이다. 국민의당은 이를 개정해 안 대표의 대선 출마의 길을 여는 셈이다.

최근에는 김동연 전 부총리와의 연대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만난 김 전 부총리가 입당보다는 제3지대에 대한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안 대표와 김 전 부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 대표가 합당 혹은 국민의힘 경선 참여가 아닌 독자 대선후보의 길을 선택하면 김 전 부총리와 연대는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의 경선이 초읽기에 들어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당대표 휴가복귀 직후인 18일부터 예비후보 토론을 진행하며, 경선 버스 시동을 걸었다. 국민의당과 합당 여부에 상관없이 경선 일정을 진행하며 안 대표를 압박하는 모습이지만, 반대로 안 대표 합류의 문을 닫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당 내부 여론이 합당 반대로 모아지고 있는 점이 결정적이다. 정권교체를 목표로 합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실무협상 초기와는 달리 지금은 흡수 형태의 합당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실무협상 종료 이후 양당 대표간 설전이 오가면서 감정이 상한 이유도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합당에 대한 당내 반대 여론이 급격히 커졌다”면서 “지금 상태로 합당을 계속 논할 경우 당원 이탈의 상황도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안 대표의 제3지대 형성 관련 실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부총리와 연대를 하더라도 최근 들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주목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국민의힘까지 경선을 시작하면 거대 양당 대선주자들에 이목이 쏠리면서 관심이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대표가 대선 독자행보와 제3지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지율을 회복이 시급하다”며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경선이 치열하게 치러지는 경기장 밖에서 존재감을 피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