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 한국 판매 법인이 이달 말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하고 새로운 홈페이지로 통합 이전한다. 담배 위탁판매사업자인 BAT코리아가 폐업하고 영국 본사 계열사인 BAT로스만스파이스트비브이(BAT로스만스)가 직접 유통에 뛰어든 데 따른 것이다.
BAT코리아가 수년 째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자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이달 말 폐업하고 9월부터 BAT로스만스에서 직접 담배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BAT코리아가 보유한 회원 정보 역시 BAT로스만스로 이전된다. 기존 글로 온라인 홈페이지인 '디스커버 글로'는 그대로 운영하지만 회원 정보 이전에 대한 동의와 재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국 시장에 공을 들여온 BAT가 한국 판매 법인을 폐업한 데는 유통 효율화로 전체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포석이다.
그동안 국내 BAT 담배 유통은 'BAT로스만스→BAT코리아→유통판매사'로 이뤄졌다. BAT제조에서 생산한 담배를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BAT로스만스가 구매하고 이를 BAT코리아에서 위탁 판매해온 구조다.
이와 관련 BAT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BAT 담배 브랜드와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는 BAT로스만스가 BAT코리아에 판매를 위탁해왔고 이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비용이 발생해 직접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BAT코리아의 매출액은 2018년 3681억원에서 지난해 3192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소폭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사업 재편으로 BAT코리아 영업조직은 해체됐고 영업 직원 200여명은 유통협력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이직해 유사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나머지 사무 직원은 그대로 BAT로스만스로 소속이 변경된다.
이 과정에서 BAT코리아는 안정적 계약과 수수료율 등으로 영업조직 200여명에 대한 고용보장을 약속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BAT로스만스는 사업 재편을 마치고 내달 중순 신제품을 선보이며 분위기 반전을 노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담배 영업 환경이 크게 바뀌면서 사업 효율화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판매법인을 폐업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아시아 최대 규모로 생산하는 사천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한국 시장을 향한 중요도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