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가 2030년까지 글로벌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선두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이를 실현하기 위한 미래 기술 로드맵을 세웠다. 로드맵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자체 개발한 볼보자동차 독자 운용체계(OS) 확보다.
미래 자동차는 하드웨어(HW) 기반의 전통적 차량이 아닌 소프트웨어(SW) 기능과 특성을 갖춘 모빌리티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볼보자동차는 SW 개발을 자체적으로 진행해 시장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볼보자동차는 앞으로 선보일 차세대 순수 전기차에 '볼보자동차.OS(VolvoCars.OS)'라는 명칭의 자체 개발 OS를 탑재한다. 더 빠르고 유연한 개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차량과 클라우드 등 다양한 OS를 통합, 하나의 일관된 OS 환경을 구축한다. 새 OS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QNX, 오토사(AUTOSAR), 리눅스(Linux) 등을 포함한다.
볼보자동차.OS는 확장형 차량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포함한 다양한 API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차량 센서 데이터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클라우드 기반 기능 등 차량 내부 기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신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헨릭 그린 볼보자동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SW를 자체 개발하면 개발 속도를 높이면서 빠르게 차량을 개선할 수 있다”면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처럼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새로운 SW나 기능을 배포할 수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개선되는 자동차를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순수 전기차는 차량 내부 화면과 모바일 기기 연결성도 높인다. 휴대폰을 키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자체 앱을 통해 원격으로 차량 내 온도 제어하는 것은 물론 충전소 검색과 요금 지불, 스마트홈 기기와의 연결 등 새 기능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모든 전기차는 OTA 방식을 통한 주기적 SW 업데이트로 지속적 기능 향상이 이뤄진다.
볼보자동차는 앞으로 차량의 여러 전자제어 장치에 시스템 제어를 의존하는 대신 자체 개발한 SW가 코어 컴퓨팅 시스템을 통해 실행되도록 한다. 차세대 전기차에 첫 탑재 예정인 SW는 비전 프로세싱과 인공지능(AI), 컴퓨팅과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지원하는 3개의 메인 컴퓨터로 구성된다.
중앙화된 컴퓨터 제어 시스템으로의 전환으로 볼보자동차는 점진적으로 HW와 SW 간 분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신규 HW 도입 주기를 단축해 신차가 출시되면 곧바로 최신 HW 탑재가 가능해진다.
현재 볼보자동차는 IT 업계 선두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자체 개발 SW, 중앙 컴퓨터 제어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핵심 시스템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구글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에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오픈 API를 통해 자체 OS인 볼보자동차.OS를 서드파티 개발자들에게도 공개하기로 했다.
헨릭 그린 CTO은 “엔비디아는 사용자가 최고의 컴퓨터 제어 기능에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구글은 지도와 어시스턴트 등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분야의 진정한 선두 주자라 할 수 있다”면서 “전략적 파트너들과 우리는 100% 자체 개발보다 훨씬 높은 효율성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보자동차는 인포테인먼트와 연결성을 더 진화시키기 위해 구글과의 전략적 협업도 지속 강화한다. 볼보자동차와 구글은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결합해 최적화된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단순한 사용자 경험(UX)을 구축하고 있다. UX 디자인은 운전 중 관련성 수준에 따라 정보를 명확하게 분리,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설계한다.
고해상도 주행 화면은 운전 중 가장 중요한 정보인 속도와 배터리 전력 잔량 등을 보여주며 주요 정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출력해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차세대 전기차는 고품질 콘텐츠와 가독성 높은 정보, 반응도 높은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대형 중앙 터치스크린을 도입한다. 필요한 모든 기능을 터치나 음성 명령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