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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2020년을 목표로 발표된 주요 회사들의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계획은 모두 미뤄진 상황이다. 완전 자율주행 진화를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주요 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에서 의미 있는 진화를 거두기도 했다.

테슬라와 구글은 2020년 각각 고속도로 및 도심에서 모두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과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였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기존 고속도로만을 달리던 자율주행을 도심으로 확장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장착된 8대의 카메라에 딥러닝을 사용해 성능을 극대화, 라이다 없는 현실적 자율주행을 구현한 점도 특징이다.

구글은 라이다, 4D 이미징 레이더, 카메라 등 여러 센서를 조합해 안정적 자율주행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아직 경제성을 띠진 못했지만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을 일부 도시에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애플카 이슈가 대두되면서 애플이 만들어 갈 정보기술(IT) 중심 전기자율차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테슬라·구글·애플의 자율주행 진화에는 IT 중심 자율주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중국 업체들에서는 테슬라·구글·애플과 유사한 진화 방향이 엿보인다. 2021 상하이모터쇼에서 화웨이와 바이두는 중국 자동차사와 협력, 각사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차량의 상용화를 선언했다. 화웨이는 라이다 센서 자체 생산, 4D 이미징 레이더 설계를 발표하면서 센서를 자체 제작하고 있는 구글 웨이모와 비슷한 동향을 보여 줬다. 바이두는 자사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를 적용한 차량 상용화를 발표하면서 2021년 20개 도시, 2023년 100개 도시로 자율주행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5월 초에는 베이징 인근에서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서비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맑은 대낮에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도로가 아니라 날씨 조건, 밤 시간대, 여러 돌발 상황 등 최악의 상황에서 자율주행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중요한 이슈다. 2018년에 발생한 우버 자율주행차 사고가 자율주행 기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밤에 운행하던 우버 자율주행차가 자전거를 끌고 가던 보행자를 치어서 사망케 한 사고이다.

자율주행의 새로운 진화 방향은 △밤이나 눈·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하기 위한 기술 △수동 주행 차량과 공존하기 위한 기술 △사고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 등으로 요약된다. 자율주행 센서 동작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센서 개발과 딥러닝 연구개발(R&D)이 강화되고 있다. 도심 주행을 위해 주변 차량과 보행자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공사 상황을 감지하는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다. 또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다양한 사고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가능한 여러 사고 상황을 시뮬레이터에서 학습시켜 실제 상황에서의 사고를 크게 줄이도록 하고 있다.

현재 수준의 자율주행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고속도로 주행과 도심 주행을 동시에 지원하고,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면서 편리한 실내 환경을 제공하는 IT 중심 자율주행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오토노머스에이투지-카카오모빌리티의 세종 유료 자율주행 서비스와 지난 6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선보인 IT와 인공지능(AI) 중심의 자율주행 셔틀인 오토비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범부처로 진행되는 자율주행 레벨 4+ 상용화 기술 개발 사업도 지난 6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사례로 볼 때 우리나라 IT 대기업들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 IT 중심 자율주행을 이끌기 위해 우리나라 IT 대기업들의 더 많은 투자와 IT사-자동차사의 수평적 협력이 요구된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