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택시기사 증가...IT 기반 스마트 서비스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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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승합택시 아이엠 택시기사 지니로 근무하고 있는 이현재(24)씨.

고령자 중심의 택시산업에서 세대교체가 시작됐다. 정부가 임시 택시면허 제도를 시행하고,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사납금 제도를 폐지한 영향이다. 운송 플랫폼 사업자도 택시 서비스 품질 개선에 청년층이 더 효과적이라 보고 일한 만큼의 보상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면서 MZ세대(20~30대) 지원자가 나오고 있다.

승합택시 '아이엠'(i.M)을 운영하는 진모빌리티와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MZ세대 택시기사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진모빌리티는 아이엠 택시기사 '지니'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5%(90여명)라고 소개했다. 지원자도 '지인 추천 인센티브' 제도 영향으로 MZ세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2분기 카카오T 블루 기사 지원자의 MZ세대 비중이 전 분기 대비 9%포인트(P) 늘었고, 임시 택시 운전자격 지원자도 4월에서 5월 사이 20%P 증가했다. 청년 취업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택시업계의 처우 개선이 이뤄지면서 지원자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택시업계는 낮은 처우를 견디지 못하는 기사의 이탈이 이어졌고, 유입되는 젊은 기사는 극소수였다. 퇴직 이후 노후를 위한 수입원으로 개인택시를 택한 인력도 유입되면서 연령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운송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하고 택시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서비스가 결합하면서 젊고 스마트한 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 차량과 스마트폰 앱의 첨단 기능을 활용하는 데도 거부감이 없고, 습득력이 빠르기 때문이다.

진모빌리티의 경우 가장 어린 기사의 나이는 24세다. 기존에 근무하던 50대 아버지의 권유로 지원해 일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월급과 복리후생이 개선되자 부자 택시기사가 나왔다. 진모빌리티는 개인 성과에 대해 적절히 보상하면서 MZ세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5일 근무 기준 200만원 후반대의 월 급여를 보장하고, 근무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또 근무일을 주 5일, 주말 2일 등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워라밸을 보장했다. 내년까지 최대 월 400만원 수준의 안정적 수익 보장이 회사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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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도 직영 운수사의 급여체계를 월급제로 전환해 영업 부담을 줄였다. 유급휴일 지급 등 노동법을 준수하며 정기적으로 노무사가 진단·개선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신한은행과 제휴해 재직 중인 택시기사와 임직원 대상 대출금리 우대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정부도 택시업계 세대교체를 촉진했다. 정부가 플랫폼 기반의 임시 택시 운전자격 실증특례를 승인하면서 제1종 보통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다면 입사 후 3개월 이내 택시면허를 취득한다는 조건 아래 근무가 가능해졌다. 사납금 제도 폐지도 일부 업체들의 택시기사 정규직 전환을 불렀다. 다만 MZ세대의 택시기사 증가로 사고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젊은 기사가 많았던 1990년대에도 운전미숙, 불법유턴, 신호위반 등으로 택시 사고율이 높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회사가 체계적 교육을 통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로 꼽힌다.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는 25일 “아직 소수지만 지난 20년간 없었던 20대를 포함한 MZ세대 택시기사 지원자가 나오고 있다는 건 고무적”이라며 “처우 개선뿐만 아니라 '지니'라는 직군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