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 "차세대 성장동력 위한 규제 합리화·컨트롤타워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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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시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규제 합리화입니다. 성장동력을 상실한 레거시(전통) 미디어에는 퇴출 구조를 만들어주고 혁신 산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질서를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5년을 역임하고 3월 학계로 돌아온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미디어 산업과 정책 현실을 볼 때 우려가 앞선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ICT·미디어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지만 그만큼 애정도 상당한 듯 했다.

고 교수는 “우리나라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공인한 선진국 대열로 국력을 끌어올리고 국위를 선양하는 데 세계 최고 K-ICT와 K-콘텐츠가 기여한 부분을 부정할 수 없다”며 “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20대 기업에 한국 인터넷기업은 없고, 미디어 시장은 지상파와 케이블TV 시장점유율이 크게 감소하는 반면에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이 장악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국내 시장이 글로벌 기업에 종속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정책당국자와 산업계의 혁신 노력이 늦어지고 있다며 정부 내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고 교수는 “온라인플랫폼 관련법 등을 보면 미국계 기업을 규제하면서 국내 인터넷 기업에 공정거래 질서를 만들어준다고 하지만 현재와 같이 규제 일변도로만 가서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핵심 미래 먹거리인 ICT 산업을 살리려면 정부는 현장에 대한 세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규제와 진흥을 조율하고 외교 역량을 바탕으로 한류 콘텐츠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며 “이제라도 정부 부처와 청와대에 보다 큰 권한을 가지고 정책을 집행·조율할 리베로이자 구심점 역할을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역설했다.

고 교수는 ICT·미디어 정책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 '디지털 뉴딜' 정책을 입안하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한 숨은 기획자기도 하다. '5G 초연결사회, 완전히 새로운 미래가 온다' 책을 집필, 디지털시대 변화를 진단하며 포용을 중심으로 한 ICT·미디어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책은 중국에도 출간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렸다.

고 교수는 “책 출간을 계기로 지능정보화혁명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공동 대응, 디지털 격차 해소에 관한 정책 경험을 공유하려 했다”며 “중국과도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협력사업 등 양국 간 더욱 활발한 정보통신 정책 및 산업 분야 교류·협력의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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