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모 86%, 자녀가 하는 게임 등급 안다···게임시간·내용 가정에서 제어

미국 부모 대부분이 자녀가 플레이하는 게임의 내용와 등급, 플레이 시간, 온라인 멀티플레이의 부작용 등을 파악하고 가정에서 제어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부모가 자녀 교육을 주도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게임과몰입 예방은 부모 관심과 보호 속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국내 셧다운제 존속 반대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협회(ESA)가 미국 18세이상 성인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주일에 한 번 이상 자녀와 게임을 한다는 부모 비율이 74%로 나타났다. 자녀와 게임을 하면서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할 수 있다고 평했다.

부모 대부분은 자녀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 알고 그 게임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파악하고 있었다. 부모 86%는 오락소프트웨어등급위원회(ESRB) 제도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이 중 76% 정기적으로 ESRB 내용을 열람했다.

ESRB는 미국, 캐나다에서 통용되는 게임물 등급 자율 심의체계다. 우리나라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와 비슷하다. 폭력성, 선정성, 약물 모방우려성, 반사회성 등을 판단해 심의한다. 국내 식품 영양성분 표시와 유사한 역할이다. 30개 기준에 의거, 왜 해당 등급을 받았는지 안내한다. 자녀가 어떤 내용을 담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지 정보를 제공한다.

부모 83%는 자녀가 플레이하고자 하는 게임에 대해서 부모가 사전에 정보를 얻고 있으며, 77%는 온라인 게임에서 노출될 수 있는 언어폭력과 적절치 않은 행위 등을 막고자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에 대해 사전에 주의사항과 영향을 알려주고 어떤 내용이 오가는지를 판단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고 답했다. 또 부모 82%는 플랫폼이나 디바이스에서 제공하는 자녀 게임시간 제어기능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이용시간과 행태, 방법 그리고 부정적 영향 등에 대해서 부모가 교육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에 일부 부작용이 있지만 긍정적인 부분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을 '나쁜 것'이 아닌 교육 효과와 네트워킹 측면에서 바라본다.

미국은 WHO 게임이용장애에 대해 사회적인 이슈가 크지 않은 국가다. 미국이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보다 정신질환진단및통계편람(DSM)을 따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사회적 문제로 보지 않는다. 게임 과몰입 예방은 부모의 관심과 보호 속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기본적인 접근이 있기 때문이다.

셧다운제를 도입한 우리나라에서 게임으로 갈등을 겪는 가정 대부분이 자녀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도,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간으로 압박하려고 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셧다운제가 되레 부모 교육권 후퇴와 게임 부정적 인식만 키워 결과적으로 사회적 비용 증대를 가져왔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부모가 자녀 게임에 관심을 두고 정부는 게임정보를 충분히 제공한다면 게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며 “아이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적극적인 대민서비스야말로 셧다운제 목적인 청소년 보호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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