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이 메타버스를 경영진과 임직원이 만나 자유롭게 대화하는 플랫폼으로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커지면서 임원과 대화, 직원 연수 등 기존 오프라인 행사를 현실감 넘치는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가상세계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곳에서 메타버스 연수원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열고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수료식도 개최했다.
메타버스로 구현한 하나글로벌캠퍼스는 2019년 5월 인천 청라에 개설한 실제 연수원 구조와 외형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실제 연수원을 방문한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번 메타버스 연수원은 올해 신입행원들이 주도해 아이디어를 내고 손수 만들었다.
이 날 행사에서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아바타 캐릭터 '라울(Raul)'로 참석했다. 신입행원들은 라울에게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공간을 안내하고 기념사진을 함께 촬영했다.
하나은행은 향후 직원이 메타버스 연수원을 체험하고 비대면 소통의 장으로 이용하면서 자발적으로 학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박성호 행장은 “신입행원들이 가상세계에 스스로 만들어낸 하나글로벌캠퍼스는 하나은행의 도전정신과 혁신을 보여주는 우수 사례”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행장과 MZ세대 직원들이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날 '메타버스 타고 만나는 우리(WOORI)-MZ' 행사에서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고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MZ세대 직원들과 만나 소통했다.
이번 행사는 메타버스 플랫폼 기능을 활용해 아바타와 친해지기, 아이스 브레이킹 게임, 단체사진 촬영과 셀카 이벤트 등 MZ세대 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열렸다.
권광석 행장은 “MZ세대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메타버스는 새로운 기회의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은행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해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직원에게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기회를 제공하고 메타버스에서 구현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GB금융그룹은 지난 9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확대를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을 메타버스에서 개최하고 생중계했다.
DGB금융은 메타버스 도입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금융지주 경영진회의를 시작으로 6월 그룹경영현안회의를 메타버스에서 실시했다. 향후 전 직원에게 디지털 문화를 전파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활용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그룹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인재양성 일환으로 실시하는 사내 트렌드 리더 모임 '디지털 패셔니스타'도 최근 메타버스에서 뭉쳤다. 이들은 증강현실(AR) 협업 애플리케이션(앱)의 홀로그램 회의공간 '스페이셜'을 활용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21일 개최하는 자산관리(WM) 고객 대상 '디지털 웰쓰케어 세미나'에서 메타버스 콘셉트를 도입한다. 가상으로 세미나 공간을 연출하고 가상 아바타가 고객을 맞게 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