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행안부 'CI 방식' 의견 일치
'두 차례 인증' 소비자 불편 해소
국세·지방세 등 다양한 서비스 연계
'자산관리 꾸러미' 행정정보 직접 활용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 공공정보 활용시 본인 확인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였지만 막판에 갈등을 봉합했다.
금융 마이데이터와 공공 마이데이터의 본인 확인 방식이 각각 연계정보(CI), 주민등록번호로 다르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금융 마이데이터는 금융위가 주도해 진행하고, 공공 마이데이터는 행안부가 주축이 된다.
공공마이데이터 서비스는 데이터 유통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민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디지털 정부혁신 중점 과제다. 행정·공공기관에 흩어져 있는 본인 정보를 데이터 형태로 받거나 제3자에게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다음달 시작하는 금융 마이데이터에서 공공 마이데이터를 접목시키면서 본인 확인 방식에 충돌이 생겼다.
금융 마이데이터는 정보제공을 위해 CI 처리를 통해 본인 확인을 진행한다.
CI는 본인 확인 기관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온·오프라인 서비스 연계를 위해 주민등록번호와 연계해 생성한 정보다. 별도 해시값으로 저장되는 고유값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정보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정보제공자와 정보를 받은 자의 CI가 같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이 고객 동의 없이 개인 주민등록번호를 CI로 바꿀 수 있도록 조치도 취한 상황이다. 금융보안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을 대신해 CI 일괄변환을 주요 내용을 하는 혁신금융 서비스를 신청했다. 즉, 금융 마이데이터에선 주민번호 없이 CI로 본인 확인이 모두 진행 가능한 상태로 준비했다.
그러나 행안부의 공공 마이데이터는 CI가 아닌 주민등록번호로 본인 확인을 한다. 공공 데이터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에서 CI를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 공공 데이터 전송요구를 해도 고객 식별이 불가능한 구조다.
이에 금융위에선 여러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하나는 행안부를 중심으로 공공기관들이 CI를 확보해 금융쪽 마이데이터 전송요구에 따른 본인 확인을 진행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주민등록번호를 취급하는 본인 확인 기관을 폭넓게 허용하자는 것이다.
본인 확인 기관 지정심사는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이다.
본인 확인 서비스는 공공기관 서비스 이용·사이트 가입·금융상품 이용 시 사용자가 자기 자신을 인증하는 절차다. 현재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패스'(PASS)가 본인 확인 서비스다. 본인 확인 서비스는 현재 이통3사가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한 차례 도전했지만 모두 심사에서 탈락하고 토스만 재신청한 상황이다.
토스 관계자는 “서비스 초입에서 본인 확인을 해야 한다면, 무조건 패스나 SMS 인증을 거쳐야 한다”며 “서비스 안정성이나 확장성,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고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본인 확인 기관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여러 물리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금융위와 행안부는 CI를 통한 본인 확인으로 공공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핀테크업계가 CI를 통한 본인 확인을 희망한 점도 고려됐다.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본인 확인을 할 경우 인증을 두 차례 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와 행안부가 의견 일치를 보면서 내달 시작할 금융 마이데이터에서 공공 마이데이터 활성화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CI로 인증 체계가 통일되면 7개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국세·지방세·사회보험료 등 공공데이터를 제공받으면서도 다양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융합할 수 있다.
7개 공공기관은 CI 도입과 함께 행안부 공공포털에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상당수 공공기관이 CI를 보유하지 못한 상황으로 이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7개 공공기관은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공무원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국세청, 관세청, 행안부 등이다.
금융 마이데이터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공공 데이터는 자동차세·재산세 등 지방세, 국세 납세증명서, 고용·산재보험료, 4대 사회보험료 등 건강보험·공적연금 증명서 등이다.
또 행안부는 신용정보원을 통해 자산관리 꾸러미 부분 공공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했다.
앞서 행안부는 각종 행정·공공기관에 산재 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한 번에 모아 간편하게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지난 2월 시작했다.
국민들이 공공·민간기관에서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해당 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증명·구비서류 등에서 필요한 데이터 항목만 발췌해 데이터꾸러미로 제공함으로써 본인의 행정정보를 직접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신용정보원은 '은행신용대출 마이꾸러미' '신용카드신청 마이꾸러미'를 통해 소득금액증명, 주민등록표등초본(대출용), 자동차등록원부 등 공공문서를 받아 금융기관에 제공한다. 향후 이러한 공공데이터를 CI 본인확인을 통해 전송요구를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CI 본인 확인을 통해 공공 데이터가 원활하게 제공되면서 소비자 편의도 대폭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