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 기반 '협업 툴' 도입 잇따라
게임 요소 접목...재택근무 몰입 높여
직방, 자체 개발 '메타폴리스' 주목
타기업·기관 대상 무료개방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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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이 자체 개발한 3차원(3D)기반 국내 최초 메타버스 협업 툴 메타폴리스(Metapolis)

온·오프라인연계(O2O) 플랫폼 업계가 메타버스 협업 툴을 도입해 가상공간에서 업무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임직원 한명 한명이 자신의 아바타에 로그인해 출퇴근, 회의, 보고, 미팅 등 현실세계에서 처리하는 모든 업무를 가상빌딩, 가상도시, 가상세계에서 처리한다. 게임 요소를 실무에 접목하는 '게이미피케이션' 기술은 부동산, 화장품, 인테리어, 중고거래, 여행, 의료 등 다양한 플랫폼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플랫폼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는 미국 스타트업 개더가 개발한 메타버스 협업 툴 '개더타운'을 도입했다. 회사는 '줌(Zoom)' '구글 미트(Meet)' 등 원격영상회의에 특화한 업무툴을 사용하다 올해 초부터 아바타 기반 메타버스 협업 툴 '개더타운'을 운영 중이다. 무미건조했던 기존 영상회의 툴과 달리 개더타운은 아바타가 게임을 하듯 재미있고 실감이 나 업무몰입도가 높아졌다. 사실상 전사 재택근무가 가능한 상황이다.

버드뷰는 분기별 전사 오프라인 이벤트 'OKR데이'도 가상공간에서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이 자발으로 참여해 '개더타운 화해 오피스'를 직접 만들어 운영한다. 진행석과 발표자 대기 공간, 발표용 무대, 팀별 좌석까지 마련해 실제 연회장을 방불케 한다. 대형 홀에 임직원 100여명이 한번에 모일 수 있어 오랜만에 실제로 만난 것 같은 느낌을 공유한다.

행사 전에 여러 팀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함께 춤을 추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반갑고 설레는 마음을 표현한다. 본 행사가 시작하면 최고경영자(CEO)가 진행을 하고 발표자가 중앙 단상에 올라가 발표를 한다. 객석에서는 청중들이 발표를 들으며 채팅으로 의견을 나누거나 질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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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플랫폼 화해 임직원이 메타버스 협업 툴 개더타운을 활용해 팀 회의를 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2월부터 이달 초까지 외산 툴 '개더타운'을 사용하다가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 협업 툴 '메타폴리스(Metapolis)'를 자체 개발했다. 이달 중순부터 실무에서 직접 사용하고 있다. '개더타운'이 2차원(2D) 기반 집무공간·콘퍼런스 환경을 제공하는데 그쳤다면 '메타폴리스'는 3차원(3D) 기반으로 게임과 같은 가상공간에 가상빌딩, 가상도시를 구축해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메타폴리스'에 로그인하면 자신의 아바타가 회사 건물 앞에 선다. 방향키를 조작해서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며, 층수를 눌러서 자신의 책상을 찾아간다. 책상에 앉으면 팀원들 얼굴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다. 시선이 마주 닿으면 영상이 연결된다. 오피스 곳곳에 배치된 회의실에 모여서 회의를 할 수도 있다. 직방은 '메타폴리스'라는 가상 공간에 현재 30층짜리 건물을 1동 지었다. 직방 사무실은 건물 4층에 있으며 나머지 층은 다른 업체에 '분양'할 수 있다. 직방은 올 3분기 중으로 다른 기업이나 기관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협업 툴을 실무에서 사용해 볼 수 있도록 '메타폴리스' 무료 개방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방과 화해가 개더타운, 메타폴리스과 같은 메타버스 협업 툴을 활용해 100% 원격근무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아바타와 같은 게임 요소를 접목하는 게이미피케이션 기술은 부동산, 화장품을 넘어 인테리어, 중고거래, 여행, 의료 등 다양한 플랫폼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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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임직원이 자신의 아바타로 메타폴리스에 로그인해 가상공간에서 실무를 하고 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