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 주52시간제 확대 적용을 앞두고 기업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경제 5단체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공동입장문을 발표한 데 이어 벤처업계도 22일 성명서를 내고 제도 유예를 요구했다.
벤처기업협회,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16개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에서 획일적인 주52시간제 도입이 자율적 열정과 유연성이 무기인 혁신벤처기업의 문화를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들 단체는 주52시간제 도입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신규 인력 채용이 녹록지 않은 중소 벤처기업의 상황을 살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지속되는 인력난 속에 주52시간제로 인한 추가 인건비 부담까지 커진다면 혁신 생태계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벤처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속도'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으려면 한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벤처가 기존 기업과 비슷한 속도로 움직여서는 곤란하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입해서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벤처업계가 밝힌 대로 주52시간의 긍정 효과는 살려야 하지만 일반 기업과 동일하게 획일적으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벤처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 벤처기업이 고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줘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이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기업의 사정을 모두 봐줄 수 없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주52시간제를 갑작스레 시행하는 것이 아닌 만큼 충분한 준비 기간을 부여했으니 문제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업장 규모별로 적용 시기를 달리했듯이 상황에 따라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소한 코로나19 종식 때까지만이라도 계도 기간이 연장돼야 한다”는 벤처업계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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