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최대 인수합병(M&A)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되는 한온시스템 인수 경쟁에 막이 올랐다. LG, SK 등 국내 굴지 대기업과 외국계 공조 회사 등이 '8조 대어' 한온시스템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22일 한온시스템 지분 70%를 매각하기 위한 예비 입찰을 받는다.
매각 대상 지분 70%는 한앤코오토홀딩스 지분 50.50%, 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 지분 19.49%를 합친 것이다. 한앤코오토홀딩스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는 2015년 비스테온이 보유했던 지분 70%를 약 3조9400억원에 사들였다.
한온시스템 지분 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 약 6조9000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8조원 가량이 될 것 관측된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자동차 공조 시장에서 일본 덴소에 이어 2위 기업이다. 1986년 한라그룹과 미국 포드사가 합작으로 세운 한라공조가 모태기업이다.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의 보유 지분이 1998년 포드 계열사 비스테온으로 편입됐다가, 2015년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로 넘어갔다.
한온시스템의 미래 성장성은 상당히 높게 점쳐진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차량 공조 시스템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한온시스템은 6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된다. 인수 후보 기업으로는 LG그룹, SK그룹, 외국계 전장기업, 사모펀드 등이 거론된다. 정확히 어떤 기업이 22일 예비 입찰에 참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LG그룹은 LG전자 주도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이뤄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자동차부품(VS)사업본부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미래 회사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업계는 LG전자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 전장 사업 글로벌 역량을 한 단계 '점프업'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LG로선 인수 금액이 상당히 커 경영에 부담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온시스템 '몸값'은 LG전자가 2018년 인수한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회사 ZKW 인수액의 5배 이상 수준이다.
SK그룹도 한앤코오토홀딩스 투자설명서를 받고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글로벌 공조회사 3위 기업 프랑스 발레오와 4위 기업 독일 말레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금액이 상당히 큰 만큼 글로벌 사모펀드가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