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임시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앞두고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 논의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에 맞춰 전금법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굵직한 현안 등에 밀려 약 7개월간 법안이 표류한 데 따른 것이다.
22일 국회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무위원회는 23일 법안소위를 열고 국회에 상정된 법안처리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법을 비롯해 예금자보호법, 보험업법 개정안 등 법안 통과에 여야가 주력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전금법 개정안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금법 개정안의 경우 공청회를 거쳐 지난 2월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 올랐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부동산 투기 사태에 따른 '이해충돌방지법', 서울시장 선거 등 굵직한 현안에 묻히면서 논의가 번번히 밀렸다.
전금법 개정안에는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업을 포함한 새로운 라이선스 도입과 빅테크·핀테크 등 금융업 진출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디지털 금융 혁신과 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및 이용자 보호 체계를 정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종합결제지급사업자에게 외부 청산 시스템을 두도록 하고 금융결제원을 청산 기관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에 대해 한국은행이 고유 결제청산 기능을 침해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금융위와 갈등을 겪고 있다.
또 최근에는 금융노조 등이 전금법 개정안을 빅테크 특혜법이라고 반발,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우려를 밝히면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물론 금융당국이 전금법 개정안 통과 의지를 밝히면서 쟁점 법안으로 부상했다. 지난 17일 임시국회를 앞두고 열린 '전문법 개정' 국회 토론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전금법 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병욱 의원은 “사명감을 갖고 전금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2006년 전금법을 제정한 후 큰 틀의 개편이 필요한 시기가 된 만큼 모두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여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도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이 지나치게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때다”면서 전금법 개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도 전금법 개정안 처리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굵직한 현안에 밀려 법안소위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위와 한은, 금융노조의 갈등도 여전하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전금법 개정안이 법안소위에 올랐지만 아직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고 이해당사자간 갈등도 여전하다”면서 “법안소위에 전금법 개정안이 올랐지만 중요성에 따른 법안 우선순위에서 밀려 논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