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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고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의장직 사임 시점과 관련해 쿠팡에 대한 악의가 섞인 거짓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대형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급하게 자리에서 내려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쿠팡 측은 “김 창업자의 의장직 및 등기이사직 사임은 이미 3주 전에 이뤄졌으며 이번 화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김 창업자의 의장직 사임을 두고 뒷말이 나오는 것은 발표 시점 때문이다. 쿠팡은 덕평 물류센터 화재 발생 5시간여 뒤인 오전 11시쯤 사임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김 창업자가 실제로 의장직과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한 시기는 지난 5월 31일이다. 등기부등본에 반영된 날은 14일, 화재는 17일 오전에 발생했다.

화재 발생 당일에 쿠팡이 사임 사실을 발표한 것은 당일 오전에 한 경제매체에서 김범석 창업자의 의장직 사임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소방당국의 초진 완료 선언이 나온 데다 화재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자 쿠팡은 오전 11시께 김 창업자의 의장직 등 사임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오후 12시 전후해 불길이 재 확산됐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와 같은 사실 여부를 무시한 채 쿠팡에 대한 거짓 주장이 쏟아졌다. 화재가 채 수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내 직책 사퇴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게 적절치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화재 발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급하게 의장직 등에서 사임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내용의 추측성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화재 사건 여파는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일부에서 화재 구조대장 사망에 대한 책임을 쿠팡에 돌리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쿠팡이 사고에 늦장 대응을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대응에서 쿠팡은 화재를 파악한 직후 즉시 119에 신고하고 물류센터 직원 대피를 시작해 5분만에 248명 전원 대피를 완료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화재 위험에서 직원을 보호하고 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 가장 중요하다. 이번 사건에서 쿠팡과 쿠팡 직원들은 화재로 소중한 일터를 잃은 피해자다.

일부 네티즌들의 불매운동에 대해 대부분의 여론은 냉소적이다. 네티즌들은 “인민재판 선동질 하는 거 적당히 해야지 이젠 화재까지 불매 사유임? 어휴...” “화재를 일부러 낸 것도 아니고 어찌 보면 쿠팡도 엄청난 손해를 본 건데” “불매운동이 다가 아니야...저기 물류센터에 일하시는 쿠팡직원들은 한순간에 일터가 날아갔는데 소방관과 쿠팡 직원들을 위로해야지...” 등의 의견을 남겼다.


화재가 난 쿠팡 물류센터 직원으로 보이는 한 네티즌은 “몇 시간 전까지.. 하루 전까지 삶의 터전이었던 곳이 불에 타 사라졌습니다. 동료들이 퇴근 후 시작된 이 끔찍한 일에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위로를 하지만 갑자기 벌어진 일 속에 저희들은 먹먹하고 서로서로 힘내자고 버티고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나쁜 말.. 비난.. 조금만 참거나 미뤄주실 수 없을까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