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반기 나눠 진행되던 삼성전자 글로벌전략회의가 앞으로 연 1회로 통합된다.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폐지하는 대신 온라인 회의를 강화해 하반기 주요 현안을 탄력적으로 논의한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대규모 오프라인 회의 부담이 큰데다 자율경영 체제 정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실시하지 않는다. 대신 이달 초부터 온라인 회의를 진행, 사업부문별 하반기 글로벌 현안을 논의 중이다. 앞으로도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는 상시 온라인 회의로 대체하고 하반기 주요 사업부문장이 참석하는 정례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상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는 없어진다고 봐야 한다”면서 “연말에 진행된 하반기 회의로 통합되는데,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면 하반기는 비대면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전략회의는 사업부문장 주재로 매년 6월, 12월 두 차례 열리는 전사 차원 정례회의다. 6월에는 하반기 주요 현안을, 12월에는 내년 사업 전략을 구상한다. 통상 사업부문장과 해외법인장 등 400여명이 수원, 기흥 사업장 등에 모여 2~3일간 마라톤 회의를 이어간다.
최근 3년 간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는 축소·취소됐다. 2019년 상반기에는 참석 인원을 대폭 줄인데 이어 소비자가전(CE) 부문은 경영진 해외출장으로 대신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아예 취소했다. 지난 2015년 상반기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으로 회의를 취소한 적이 있는데, 대규모 감염병으로 회의가 취소된 것은 지난해가 두 번째다.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하지 않는 것은 코로나19 유행이 가장 큰 이유지만 생산성 측면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주요 의사결정권자가 모두 모인 오프라인 행사가 부담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논의 주제나 범위가 작은 상반기 회의는 온라인 회의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전사적으로 온라인 회의 시스템이 안착한 것도 이번 결정에 한몫했다.
실제 6월 열리는 회의는 상반기 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현안을 논의한다. 반면에 12월 하반기 글로벌전략회의는 내년 사업 전략을 공유하는 중요한 행사인 만큼 해외 법인장 등이 모두 모여 참석인원도 훨씬 많다. 동시에 통상 내부 인사 직후 진행되는 만큼 주요 임원의 데뷔 무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강조한 자율경영, 책임경영 체제가 안착하면서 사업부문별 탄력적인 회의 시스템이 구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사 최대 정례회의가 연 1회로 줄었지만 하반기 산적한 이슈가 많은 만큼 온라인 회의로 논의를 이어간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하반기에 미국 반도체 투자 상세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IT·모바일(IM) 부문 역시 갤럭시Z폴드3, 갤럭시S21 FE 등 주요 신제품 출시가 하반기에 몰렸다. CE 부문도 상반기 첫발을 디딘 비스포크홈 글로벌 론칭 등 현안이 쌓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부터 사업부문별 온라인 회의를 통해 글로벌 현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지역별로 순차 진행 중인데, 이번 회의 외에도 글로벌 사업 전략 논의는 상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