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성과물이나 게임 등 문화콘텐츠, 바이오 기업 핵심기술 등 지식재산권(IP)을 분할해서 투자와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식이 추진된다. R&D 성과와 창작물의 활용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접근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술보증기금과 IP의 소유권을 지분별로 나눠 투자하거나 기술 이전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R&D 성과로 창출해 낸 IP로 손쉽게 성장 자금을 조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보는 최근 이노비즈기업을 대상으로 IP 지분 투자 도입에 따른 기대 효과 조사까지 마쳤다. 중소기업연구원은 IP 지분 투자 및 거래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게임 등 문화콘텐츠, 바이오 분야 등 이미 IP 거래가 활성화된 분야를 중심으로 우선 적용 방안을 모색한다.
실제로 이미 시장에서는 그림, 음악 소유권을 여러 사람이 공동투자하는 방식의 '조각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을 시작으로 명품시계, 한정판 신발까지 범위도 다양하다.
IP를 분할하는 지분 투자 역시 이런 흐름을 따른다. 기업이 R&D 성과로 창출해 낸 기술과 IP 역시 현물과 예술품처럼 지분 단위로 쪼개 거래를 활성화하자는 접근이다. 중기부와 기보는 IP 지분거래에 필요한 법적 요건과 각종 절차까지 확인할 방침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확한 가치평가를 IP 지분 거래의 필수조건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재 활발하게 조각투자가 이뤄지는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은 시장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거래 가격이 매겨지고 있다.
IP 가치평가를 위한 기반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다. 기보에서는 수년째 기업 IP를 평가해 보증을 공급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IP를 담보로 해서 받은 보증액을 IP 지분으로 쪼개 상환하는 옵션부조증도 허용된다. 이 과정에서 개별 IP의 가치 역시 지분 단위로 산정하는 절차가 이뤄진다.
중기부 관계자는 “IP 거래가 어느 정도 활성화된 분야에서 먼저 IP의 분할 방식을 시범 적용해 볼 것”이라면서 “우수 기술을 갖춘 기업이 IP를 통한 자금 조달을 원활히 이뤄지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