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 수급난에 6월도 보릿고개…"투싼, 내년 출고 가능"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완성차 출고 지연이 6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안정화와 내재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출고 적체가 심각해 단기간 해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6일 완성차 업계가 영업점과 공유한 6월 생산 및 출고 일정 자료에 따르면 대다수 차종은 이달 신규 계약 시 1개월에서 6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평균 출고 기간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린 특정 차종은 출고가 더 늦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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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투싼.

이달 계약 시 출고 대기 기간이 가장 긴 업체는 현대차다. 지난달 출고 적체가 가장 심각했던 투싼의 예상 대기 기간은 6개월 이상이다. 지금 계약하면 내년에 차량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지난달 투싼 출고 일정을 명확히 공유하지 않은 현대차는 이달부터 6개월 이상으로 확정해 공지했다.

투싼처럼 일부 인기 차종은 반도체 수급이 원활해지더라도 기존 계약분을 모두 출고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달 기준 투싼은 3만2000여대의 주문이 밀려있으나 이달 내수 생산 계획은 2600여대에 불과하다. 투싼은 파워 테일게이트와 7단 DCT 변속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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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 N.

코나와 아반떼 등 일부 차종도 대기 기간이 지난달보다 더 길어졌다. 코나는 지난달 출고까지 5~6주가 소요됐으나, 이달부터는 4개월로 늘어났다. 전방 카메라용 반도체가 부족한 코나 하이브리드는 이달 내수 목표 생산량이 70여대에 불과한 상황이다. 아반떼는 3개월로 지난달보다 2주가량 늘었다. 최근 출시한 아반떼 N라인 DCT는 4개월이 걸린다.

현대차 가운데 1개월 내 출고가 가능한 차종도 있다. 비교적 공급이 여유 있는 쏘나타와 그랜저는 4~5주 내 출고할 수 있다. 선택한 계약 조건과 재고 차량 사양이 동일하면 곧바로 출고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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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렌토.

기아 역시 차종별로 출고 기간 편차가 있다. 인기 차종인 K8과 셀토스, 쏘렌토 등은 4개월 이상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기아 차종 가운데 가장 긴 7개월을 기다려 내년 출고가 가능하다. 반면 모닝과 K3, K9, 모하비 등은 3~4주 내 출고할 수 있다.

K8처럼 계약이 몰린 신차는 고객에게 특정 옵션을 빼고 출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K8은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격스마트주차보조(RSPA)를 제외하면 출고 기간을 줄어든다. RSPA 미적용 기준 출고 기간은 2.5 가솔린 1개월, 하이브리드 4개월, LPI 7개월이다. 기아는 RSPA 생산 정상화 시점을 10월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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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8.

상대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 외국계 3사는 출고가 빠른 편이다. 한국지엠 트레일블레이저(2~3개월),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2개월), 일부 수입 모델을 제외하면 모두 1개월 내 출고가 가능하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 이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살아나면서 반도체 공급이 미뤄지고 있다”면서 “적체 물량이 많은 차종은 반도체 공급이 나아지더라도 당분간 출고 지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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