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과 웹소설 작가 등이 소속된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가 구글 인앱결제 강제화에 반대 성명을 냈다. 인터넷 플랫폼과 앱 개발사에 이어 창작자들까지 나서면서 인앱결제 강제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는 3일 성명을 통해 창작자들의 창작 의지를 꺾고 국내 창작 생태계를 뿌리부터 흔들 '구글 인앱결제 시스템 의무화'를 강력히 반대하며 이에 대한 방지 법안을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요구했다.
협회는 “구글 인앱결제가 의무화될 경우 세계 시장에서 신한류 콘텐츠로 주목 받고 있는 웹툰·웹소설의 창작자들은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앱마켓을 이용하는 수많은 국내 플랫폼이 30%의 수수료를 떼이게 되면, 최종적으로는 창작물을 만드는 일선 창작자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글의 정책은 창작자의 피땀 어린 노력에 '무임승차' 하겠다는 말과 하등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인앱결제 강제로 인해 창작자 매출이 줄면 콘텐츠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고, 독자들은 그만큼 접근이 어려워질 것이기에 다시 매출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결국 우리나라 콘텐츠시장 전체가 위협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가 발표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 실행 시 1년 동안 국내 모바일 앱·콘텐츠 기업들의 추가 부담 수수료 규모가 지난해 기준 약 353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행할 경우 구글은 1년에 3500억 원 이상의 추가수익을 챙기는 반면, 한국의 콘텐츠업체와 창작자는 그만큼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협회는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가 무엇보다 우려되는 이유는 국내 창작 시장을 이끄는 핵심 연령층이 바로 MZ세대이기 때문”이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데이터산업 현황조사'만 봐도 출판·만화·게임·음악 등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와 직접 연관된 콘텐츠 산업분야 종사자가 약 9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그 가운데 35세 미만 청년 종사자 비율이 60%에 이르고, 그 중 많은 수가 창작자들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가 '인앱결제 의무화 대책이 늦어질수록 하루에 몇십 명의 젊은이가 꿈을 잃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듯이, 인앱결제 강제화는 우리나라 젊은 창작자들의 날개를 부러뜨리는 일이 되고 말 것”이라고 역설했다.
협회는 “2020년 11월 창작자들의 강한 우려를 담아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방지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했다”며 “정치권 역시 한 목소리로 방지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주장했었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은 손을 놓고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가 진정한 국민의 대표라면, 국내 창작 생태계의 존립을 위협하는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를 누구보다 앞장서서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창작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모아 다시금 국회에 요구한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창작자들은 글로벌 거대 플랫폼 구글의 돈벌이 수단이 아니며, 결코 돼서도 안 된다”며 “국회는 구글의 '갑질'이나 다름없는 밀어붙이기식 인앱결제 의무화를 막고, 국내 콘텐츠 생태계와 창작자의 미래를 위해 '구글 인앱결제 방지 법안'을 하루 빨리 통과시키기 바란다”고 밝혔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