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은 차량 구매의 핵심 요소다. 자동차 전문 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20년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안전성을 자동차 구매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꼽았다.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고 사고와 화재 등 안전 이슈가 부각되며 탑승자가 얼마나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성이 더 커진 셈이다.
자동차 안전의 대명사는 볼보자동차는 험난한 기후와 지형으로 둘러싸인 북유럽 스웨덴의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태어났다. 스웨덴 경제학자이자 볼보자동차 창립자 아서 가브리엘손과 엔지니어 출신 구스타프 라르손은 식사 중 바닥에 떨어진 랍스터의 단단함을 보며 '랍스터처럼 튼튼한 차를 만들어 보자'고 다짐했다. 이들은 '차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인다'는 인간 중심을 기반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최근 볼보자동차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 테스트 평가에서 신기록을 달성했다. 15개 라인업이 IIHS 평가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에 선정됐다. 2013년 TSP+ 신설 이후 한 브랜드의 시판 중인 모든 차량이 TSP+에 오른 것은 볼보자동차가 유일하다.
이처럼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안전에 대한 집념 덕분이다. 자동차 안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볼보자동차 교통사고 조사팀이 있다. 1970년부터 별도 조직으로 운영 중인 교통사고 조사팀은 지난 50여년 스웨덴 현지에서 발생한 3만6000여건의 교통사고 누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양한 안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교통사고 조사팀이 조사한 누적 데이터를 디지털 라이브러리 형태로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며 자동차 안전 기술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볼보자동차 세이프티 센터 충돌 연구소에서는 도로 위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기 위해 하루 평균 1대의 충돌 테스트를 진행한다. 수많은 교통 상황과 사고를 재연해 사망자나 심각한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연구소에는 각각 108m와 154m에 달하는 2개의 테스트 트랙이 있으며, 0도와 90도 사이로 각도를 잡아 충돌 테스트를 진행한다. 최고 120㎞/h에서 2대의 움직이는 차량 간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고 시나리오를 연구한다.
모든 차종에 차별 없이 장착한 볼보자동차 최첨단 운전자 지원 기술 '인텔리세이프'도 주목된다. 인텔리세이프는 파일럿 어시스트 II와 충돌회피 지원 기능, 시티 세이프티,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 II 등을 포함한 패키지 형태의 안전 기술이다.
핵심 기능 중 하나인 파일럿 어시스트 II는 기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방향 조종 기능을 추가한 최신 버전이다. 가속과 제동을 관리하면서 자동으로 앞차와의 간격을 사전에 설정한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유지해주는 ACC와 달리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없어도 최고 140㎞/h를 유지하고 직선과 완만한 곡선에서 차로 이탈 없이 달릴 수 있게 해준다. 전방 감지 차량이 있을 경우 정지 상황에서 바로 작동할 수 있다. 차량이 없더라도 15㎞/h부터 작동한다.
곡선 도로 조향 지원도 강화했다. 스티어링 휠에 가하는 힘이 적었던 기존 차로유지 기능(LKA)과 달리 파일럿 어시스트 II는 더 강한 힘으로 곡선 도로 조향 지원이 원활해졌다. 양쪽 차로 사이 중앙에서 차량이 달릴 수 있도록 유지하는 기능도 갖췄다. 운전자는 장거리 주행 상황에서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
충돌 회피 지원 기능은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게 차로를 이탈해 다른 차나 장애물과 충돌 할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총 세 가지 기능을 지원한다. 도로 이탈 완화 기능과 반대 차로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 조향 지원 적용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