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일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인수 성공하면 단숨에 빅3로 부상
요기요 본입찰도 내달 17일 예정
인수 결과따라 시장구도 재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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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계에 인수합병(M&A) 광풍이 불고 있다. e커머스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몸집을 키우고 약점은 보완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다. 유통 대기업과 사모펀드뿐 아니라 정보기술(IT) 기업까지 매물로 나온 온라인 플랫폼 인수전에 적극 가세하며 판을 키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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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오는 6월 이베이코리아와 배달앱 요기요가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두 매물 모두 몸값이 조(兆) 단위인 빅딜로, 시장 관심이 예상보다 더 뜨겁다. 그 배경에는 e커머스 시장 패권을 쥐려면 빠른 시일 내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절박감이 묻어있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의 경우 빠른 속도로 앞서 치고 나가는 쿠팡에 자칫 e커머스 시장을 완전히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올해 들어 롯데는 중고나라 지분 인수에 참여해 중고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고 신세계도 SSG닷컴을 통해 W컨셉을 인수하며 패션 플랫폼으로 온라인 영역을 확대했다.

올해 상반기 M&A 대어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는 내달 7일 본입찰이 진행된다. 결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적격후보자명단(숏리스트)에 오른 후보군 간 수싸움이 치열하다.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 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가 참여했다. 4곳 모두 인수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롯데와 신세계의 인수 의향이 가장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모두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영역에선 쿠팡과 네이버에 밀려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연간 거래액이 20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단숨에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다. 이베이코리아를 품어야 쿠팡, 네이버와 함께 빅3 반열에 올라 시장 주도권을 놓고 직접적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된다. 자칫 경쟁사에 내줄 경우 규모의 경제에서 완전히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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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BI>

롯데는 롯데온과 신세계는 SSG닷컴과 각각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두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로 5조원 이상을 원하고 있지만 원매자들은 적정가를 3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경쟁사보다 높으면서 승자의 저주도 피할 수 있는 적정가격을 찾기 위한 후보군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인수 부담을 줄이려는 '합종연횡'도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이마트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분 교환으로 협력을 맺은 만큼 향후 과실을 나누는 방향으로 의기투합 가능성이 점쳐진다. 롯데쇼핑도 계열사 보유 지분을 처분하며 실탄 마련에 적극 나섰다. 시장에선 롯데쇼핑이 카카오 측에 공동인수를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 간 컨소시엄 구성도 아직 열려있는 카드다.

누가 되든 e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이뤄진다. 네이버의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7%로 1위다. 그 뒤를 쿠팡(13%)과 이베이코리아(12%)가 쫓는 형국이다. 11번가(6%)와 롯데온(4%), SSG닷컴(3%)은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다. 네이버·이마트가 함께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점유율 30%를 확보해 시장 지배적 위치를 점할 수 있다. e커머스 사업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롯데도 인수를 통해 단숨에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면 선두 경쟁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 딜 만큼이나 곧바로 이어질 요기요 인수전도 관심사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다음달 17일 요기요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세계 SSG닷컴과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베인캐피탈, 퍼미라 등 복수의 사모펀드(PEF)가 숏리스트에 들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한 신세계와 MBK파트너스가 요기요 인수도 검토하면서 상반기 M&A 경쟁에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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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BI>

국내 배달앱 2위인 요기요 몸값은 1조~2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요기요를 품을 경우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높이고 급성장하는 배달앱 시장에서 선두권 다툼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려는 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숏리스트 후보 중 전략적 투자자(SI)는 SSG닷컴뿐이지만 다른 기업도 후보에 오른 재무적 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꾸려 요기요 본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온라인 플랫폼 M&A 시장이 활황인 것은 작년을 기점으로 국내 e커머스 시장이 과점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어서다. 이전까지는 뚜렷한 선두 사업자가 없는 경쟁 구도였다면 올해는 네이버와 쿠팡을 필두로 상위권 구도가 공고해졌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업체가 상위 2개사와 경쟁할 수 있는 규모를 확보하게 되는 만큼 이번 입찰에 전력투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앞으로 국내 e커머스 시장에 상위 3사 과점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나머지 경쟁에서 탈락한 업체들은 M&A 시장에 나와 선두 사업자에 잠식되거나 틈새시장을 노릴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광폭 행보가 이번 M&A 시장에 흥행을 불러왔다”면서 “입찰 결과에 따라 e커머스 시장 구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만큼, 롯데와 신세계 같은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이 온라인 강자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