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미국에서 직영 온라인몰을 가동한다.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시장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는 대신 아마존, 쇼피 등 e커머스 입점 확대와 함께 온라인 직판체제(D2C) 전략에 힘을 싣는다. 전사 차원의 디지털 전환 일환으로 해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직영 온라인몰 '아모레퍼시픽몰 US'를 오픈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e커머스 입점 방식으로 해외 온라인 사업을 진행해왔다. 직영 온라인몰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해당 온라인몰에선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 48종을 판매한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자사 브랜드 제품은 제외했다.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AP몰'의 경우 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바이탈뷰티, 아이오페 등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뿐만 아니라 타사 브랜드 상품도 입점해서 판매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몰 US는 한국과 다른 차별화 서비스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영상으로 스킨 케어를 무료 상담해 주고, 무이자 할부 구매인 '애프터페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에프터페이는 35~1000달러 제품을 고객이 즉시 구매하고, 2주마다 무이자 할부로 네 차례 결제하는 서비스다. 미국의 신용카드 사용률이 한국보다 낮은 점을 고려, 현지 사정에 맞춘 서비스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이 미국에서 온라인몰 직접 운영하는 것은 해외 시장 전략의 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북미 시장에서 이니스프리 직영 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세포라, 얼타 등 멀티숍에 입점하는 등 출점 전략을 선회했다. 상품 판매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몰 위주로 빠르게 옮겨 가는 데 따른 대응 차원도 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은 D2C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D2C 시장 규모가 지난 2017년 7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3조7500억원으로 약 세 배 커졌다.
D2C는 유통 플랫폼 입점에 비해 판매 수수료 부담이 없고, 온라인에서 수집한 고객 구매 습관이나 수요 등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직영몰 공식 오픈에 앞서 상표권을 재정비하고 인력 보강 등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3월에는 아모레몰·아모레몰닷컴 등 상표권을 출원했으며, 올해 초 '글로벌 e커머스 디비전'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뷰티영업 유닛 소속이던 이커머스 디비전이 디지털 전략으로 소속을 변경하고, 새로운 조직을 별도로 구성했다. 현재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과 직영몰 마케팅 전략 등을 담당하는 직원도 채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사이트를 미국 현지 법인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이외 자사 브랜드를 판매하는 통합 쇼핑몰은 아직 해외에서 론칭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