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가공 플레이크 내년부터 직접 생산
GS칼텍스 등 투자사에 우선 공급 예정
세척·포장 등 자동화 스마트 공장
플라스틱 수거 '네프론' 보급도 늘려
소셜 벤처기업 수퍼빈이 전국에서 수거된 페트병 등 재활용품을 소재화하는 공장을 건립한다. 그간 위탁 가공해 왔던 소재(플레이크)를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25일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경기도 화성시에 1만3000㎡(약 4000평) 규모로 플레이크 생산 공장를 만든다”며 “올해 11월말 완공해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본격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장은 수퍼빈의 페트병 회수로봇 '네프론'을 통해 수거된 페트(PET) 등의 재활용품을 가져와 가공해 플레이크로 만드는 곳이다. 공장이긴 하지만 공장스럽지 않게 만들겠다는 것이 수퍼빈의 모토이다.
주요 공정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인공지능(AI) 기술로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상태의 페트를 선별한 뒤 일정한 크기로 분쇄하고, 이를 세척해 이물질을 제거한다. 이후 수분을 건조시킨 뒤 포장하는 작업까지 모두 자동화해 스마트공장으로 구현한다. 회사는 총 4단계의 공정 과정을 U자형 말발굽 모양으로 만들어 자원순환 회수 과정을 한눈에 쉽게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러한 공정 설비를 '수퍼아머'로 이름지었다.
또 설비 전체를 볼 수 있는 견학공간과 재활용교육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도 별도로 만들어 일반인들에게 공개한다. 그간 수퍼빈이 캠페인으로 추진해 왔던 쓰레기마트, 쓰레기미술관, 쓰레기카페 등이 자리잡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수퍼빈는 지난해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공장 건립에 나서게 됐다. 내년부터 본격 가동하면 회사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도 기대된다. 수퍼빈은 재활용자원 1톤당 950kg 이상의 플레이크를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생산된 고품질의 플레이크 1kg는 1200원대 수준에서 거래된다. 이는 시중의 일반적인 재활용품에 추출된 플레이크에 비해 2배 이상 고가이다. 페트 플레이크는 섬유 원재료, 토목·건축 자재, 사무용 가구 등 생활용품 생산에 주요 원료로 쓰인다.
김정빈 대표는 “플레이크를 달라는 곳이 너무 많지만 우선적으로는 투자사인 세아글로벌CNS, GS칼텍스, 롯데케미칼 등에 공급한다”며 “특히 세아글로벌CNS는 우리의 플레이크로 장섬유를 생산해 의류 사업에 활용하고, GS칼텍스는 자동차나 가전 부품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복합수지를 만들어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공장 건설과 함께 네프론 보급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달까지 187대의 네프론이 전국에 설치 완료될 예정이다. 올해 설치 계획된 네프론 대수는 481대다. 회사는 5년 내 5000대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네프론 설치 속도에 맞춰 플레이크 생산공장도 권역별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지금까지는 페트와 캔만 수거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식품 유통에 쓰이는 포장용기 등을 수거하는 네프론도 별도로 개발해 재활용자원을 확장해 나간다는 목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