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세대(5G)·6세대(6G) 이동통신 분야에 35억달러(약 4조원) 규모 공동투자를 결의했다. 6G를 포함해 오픈랜, 인공지능(AI), 데이터, 양자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대표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했다.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양국이 공동 연구를 통해 차세대 혁신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할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6G, 35억달러 공동투자
청와대는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미 파트너십 설명자료(Factsheet)'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 구체 방안을 공개했다.
한국과 미국은 안전한 네트워크 연구·개발·테스트·설치를 위한 투자를 독려해 5세대(5G) 이동통신과 6G 등 차세대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25억달러, 한국은 10억달러 공동투자를 결의했다.
양국이 제시한 투자 금액은 이미 예산 계획을 통해 각국이 추진하는 규모를 반영한 금액이지만,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내용적 측면에서 양국 협력이 보다 강화된다.
정부는 5G 상용화 초반부터 미국에 꾸준한 협력을 요청한데 이어, 6G 분야에서도 미국과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영향력이 높은 양국 협력을 통해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확고한 글로벌 표준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픈랜 기술 확산 협력
한·미는 안전한 5G·6G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오픈랜 등 혁신적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포함한 다양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오픈랜의 경우, 미국이 한미정상회담 의제화를 강력히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네트워크 운용체계(OS)를 개방형 소프트웨어(SW)로 구축하는 오픈랜을 통해 중국 등 장비 제조사 의존성을 탈피하고 SW 중심으로 네트워크 패러다임 변화를 추진한다.
오픈랜은 장기 과제로 의미 있는 규모의 새로운 글로벌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기술개발 및 표준화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오픈랜에서 주도권을 공동으로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픈랜 기술과 관련한 시장을 꾸준히 모니터링해왔다.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시장에도 오픈랜 기술·시장 대응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양자·우주분야 기술 선도 기반 조성
한미는 양자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다짐했다. 양자 기술은 양자컴퓨팅, 양자암호통신, 양자 센서 등을 아우르는 분야다. 양국은 양자 기술과 관련해 공동 연구와 전문가 교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한·미의 공동 연구로 양자 기술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상용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양국은 우주 분야에서도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 미국은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 체결 결정에 따라 촉진되는 우주 탐사에 대한 협력을 확대한다. 2024년까지 달로 귀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아르테미스 협정 체결 9개국 활동에 동참하면서, 궁극적으로 우주 탐사를 확대·심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한국의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인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을 지원하고,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과의 호환성 및 상호운용성도 강화한다.
워싱턴=공동취재단/서울=
한미정상회담 차세대 ICT 협력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