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 방미, '성과'에 초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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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미국 실무방문 공식 일정에 들어간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중심으로 3박 5일의 공식 실무 방문 기간에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한다.

문 대통령의 방미는 코로나19 사태로 1년 넘게 단절된 오프라인 대면 정상외교를 재가동하는 동시에 올해 초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와의 향후 관계를 가름하는 첫 시험대다.

한·미 정상회담은 과거에도 상징성과 중요성이 컸지만 이번 두 정상의 만남은 또 다른 요인으로 말미암아 나라 안팎의 관심이 각별하다.

이전의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뼈대로 한 중장기 평화 체제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테이블에도 '북핵'은 빠지지 않고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민과 기업의 관심은 코로나19 백신 수급, 첨단산업 협력 등 방역·경제 분야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이른바 'K-방역'이 효과를 거두면서 해외에 비해 낮은 강도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도 확진자 급증 현상이 이어지자 근본 해결책인 백신 물량 확보가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더딘 백신 접종 진척은 국민의 불안과 불만을 높였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백신 수급에서 선도 위치를 점한 미국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일상 회복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 마련이 절실하다. 정부 표현대로 '의미 있는 백신 분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리 바이오기업의 백신 위탁 생산 계약 체결로 산업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둬야 한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기술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방미에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대기업 고위관계자들이 동행한다. 우리가 쌓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대미 투자책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확보해야 한다.

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그저 요란한 대면 회담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성과'에 초점을 맞춘 정상외교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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